오는 7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제명될 위기에 처한 김운용(74)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위원장이 스스로 IOC 위원직에서 물러났다.

IOC는 김운용 부위원장이 자진 사퇴하겠다는 서신을 보내왔다고 20일(한국시간) 밝혔다.

IOC 집행위원회는 "김운용 부위원장에 대한 제명 등 징계 절차는 모두 종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대한태권도협회장, 세계태권도연맹 총재, 그리고 대한체육회장 등 주요 공직을 차례로 내놓았던 김운용 부위원장은 지난 1986년부터 재임해온 IOC 위원직마저 잃으면서 국제 스포츠계에서 공식적으로 사라지게 됐다.

또 라디오TV분과위원장과 집행위원, 부위원장, 그리고 유력한 IOC 위원장 후보로서 국내외 스포츠계에 행사해온 막강한 영향력도 역사 속으로 사라질 전망이다.

김운용 부위원장이 자진 사퇴한 것은 오는 7월 IOC 총회에서 제명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동료 IOC 위원들에 의해 축출되는 불명예를 피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체육단체 공금을 개인적으로 유용한 혐의로 구속 기소돼 대법원 확정 판결에 따라 징역 2년, 추징금 7억8천800만원의 형량이 확정돼 복역 중이지만 김운용 부위원장은 그동안 정치적 누명이라며 IOC에 탄원서를 보내는 등 구명활동을 계속해왔다.

그러나 '윤리성 회복'을 기치로 내건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이 "부패에는 어떤 배려도 없다"며 오는 7월 총회에서 김 부위원장의 제명을 강행하겠다는 뜻을 계속 피력함에 따라 자진 사퇴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

IOC 집행위원회는 지난 2월 "올림픽 운동에 심각한 오점을 남겼다"며 김운용 부위원장에 대한 제명 권고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으며 김부위원장의 직무를 정지하는 등 제명을 위한 사전 절차를 밟아왔다.

또 IOC는 1999년 '솔트레이크시티 스캔들'과 관련해 10여명의 위원이 제명 또는 자 진 사퇴하도록 했으며 로게 위원장 취임이후 윤리규정을 더욱 강화시켜 IOC와 관계없는 자국내 비리에 연루됐던 인도네시아의 밥 하산 위원을 즉각 제명하는 등 '문제 위원'을 가차없이 퇴출시키는 등 초강경으로 일관한 것도 김 부위원장의 사퇴를 재촉했다.

한편 김 부위원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불가리아의 이반 슬라브코프 IOC 위원도 2012년 올림픽 유치경쟁에서 표 매수를 하려 한 사실이 영국 BBC 방송에 의해 드러나 7월 싱가포르 총회에서 역시 제명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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