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챔피언' 첼시 FC는 수원 삼성이 넘기에는 힘겨운 벽과 같았다.

차범근 감독이 이끄는 수원은 2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첼시와의 친선경기에서 전반 15분 잉글랜드 대표팀의 미드필더 조 콜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0-1로 분패했다.

수원은 이날 전반전에 안효연의 측면돌파와 K리그 MVP 출신 나드손의 스피드 있는 돌파를 선보이며 K리그 챔피언의 '매운 맛'을 보여줬지만 득점에는 실패해 수원월드컵경기장을 메운 4만여 축구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주전 공격수들이 대거 부상으로 한국 원정에 빠진 가운데 데미안 더프와 조 콜이 투톱으로 나선 첼시는 전반 5분동안 수원의 치밀한 일자수비에 막혀 3차례의 오프사이드를 범하는 등 수원의 페이스에 말리는 듯 했다.

하지만 전반 10분이 지나자 첼시 특유의 톱니바퀴같은 조직력이 살아나며 전세는 금방 수원의 위기로 넘어갔다.

첼시는 개인기를 앞세운 미드필더진의 짧은 패스로 수원의 조직력을 흔든 뒤 최전방의 더프와 조 콜에게 간결한 찔러주기 패스를 통해 호시탐탐 골을 노렸다.

최종 수비부터 미드필더,공격진까지 짧은 간격을 유지하며 칼날같은 패스로 기회를 엿보던 첼시는 전반 11분 티아고가 크로스바를 살짝 넘기는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포문을 열었다.

이에 앞서 수원은 전반 7분 안효연이 왼쪽측면에서 두 명을 제치고 돌파해 들어간 뒤 나드손에게 볼을 연결했지만 마무리 슈팅이 골대를 크게 벗어나고 말았다.

잔뜩 웅크리고 있던 첼시의 첫 골이 터진 것은 전반 15분.

첼시의 페트르 체흐 골키퍼의 골킥이 수원 진영 깊숙이 날아가자 수원 수비수가 헤딩으로 높게 걷어냈다.

순간 미드필더에서 도사리던 티아고가 볼을 이어받아 강한 헤딩으로 최전방에 포진한 조 콜을 향해 스루패스를 이어줬다.

왼쪽 측면에서 볼을 이어받은 조콜은 골문으로 드리블해 들어간 뒤 뒤따르던 박건하를 여유있게 재치고 뛰어나온 이운재의 왼쪽을 노려 왼발로 가볍게 골을 성공시켰다.

선제골이 터진 뒤 지키기에 나섰지만 첼시는 전반 41분과 전반 42분 티아고와 야로식의 잇단 슈팅으로 추가골을 노리는 등 수원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후반 들어 나드손과 김도현을 내보내고 산드로와 김대의, 전재운 등 공격진을 대거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린 수원은 후반 31분 전재운의 위력적인 중거리포가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는 등 좀처럼 골기회를 만들지 못한 채 결국 0-1로 경기를 마감하고 말았다.

수원 차범근 감독은 지난해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1-0 승리를 거두며 이번 첼시전 역시 기적적인 승리를 기대했지만 김남일과 송종국 등 주전들의 '부상악재'를 넘지 못한 채 아쉽게 패배의 고배를 마시고 말았다.

한편 이날 경기의 MVP는 결승골을 기록한 조 콜과 침착한 미드필드 플레이를 보여준 김두현에게 각각 주어졌다.

◆20일 전적

첼시 FC 1(1-0 0-0)0 수원 삼성

△득점= 조 콜(전15분.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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