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맥주는 대기업이 아닌 개인이나 소규모 양조장이 자체 개발한 제조법에 따라 만든 맥주를 말한다. 크래프트 맥주(craft beer)라고도 한다. 수제맥주는 과일 향이 나고 홉의 쓴맛이 짙은 풍미를 내는 등 맥주 제조자의 개성에 따라 다양한 맛을 갖는 것이 특징이다.

수제맥주 ‘달서맥주’가 화제다. 27일과 28일 연이틀에 걸쳐 청와대 상춘재 앞뜰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 간담회 사전 스탠딩 호프미팅 건배주로 초대된 맥주이기 때문이다. 대통령과 비서실장이 맥주를 따르고 금융위원장과 공정위원장이 기업인들에게 배달했다.

‘달서맥주’라고 해서 일반인들은 대구 달서구에서 만들어지는 맥주인 것으로 아는 사람들이 많다. 달서 지역민들은 이 맥주가 달서에서 생산되는 맥주인 것으로 알고 대단한 애착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이 맥주는 한 중소기업이 생산하는 맥주에 지역 이름을 붙여 출시한 것이다. 이들 맥주는 전북 고창이 고향인 김강삼(59) 사장이 설립한 세븐브로이의 제품이다. 회사는 강원도 횡성에 있다.

세븐브로이는 1948년 한국 정부가 건국 이후 최초로 맥주 제조허가를 내준 일반면허 1호 기업이다. 국내 맥주 시장의 주류인 ‘라거’ 맥주가 아닌 ‘에일’ 맥주를 생산하고 있다. 에일맥주는 홈과 맥아가 라거에 비해 20% 정도 더 많이 들어가 진한 맛이 난다. 최근 수제맥주 열풍이 불면서 국내시장에서 하이트와 오비맥주에 이은 3대 맥주 업체로 부상하고 있다. 세븐브로이는 문재인 정부의 화두인 중소기업, 정규직 키워드의 상징으로 이번에 청와대에 입성, 자리를 굳히게 됐다.

세븐브로이는 직원 34명 모두 정규직인 중소기업이다. 양복점 재단사로 시작한 김 사장이 2011년 회사를 설립해 강서와 달서 등 맥주로 유명한 지역명을 붙여 출시하기 시작해 대박을 냈다. 달서맥주도 매년 치맥페스티벌이 열려 성황을 이루는 두류공원이 있는 달서구의 이름을 붙인 것이다. 달서맥주는 바닐라 풍미에 오렌지나 자몽 등의 향을 내는 아로마홉을 사용해 특유의 상큼한 맛을 낸다. 대구·경북도 시도가 진정한 지역색을 띤 수제맥주 생산에 힘써야 할 것 같다. 지역 이름만 빌려줘서야 되겠는가?

이동욱 편집국장
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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