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투란도트’
“올해 여름휴가는 이것으로 대신해도 되겠다 싶습니다.”

대구 침산동에 사는 한상욱 씨는 평소 오페라를 접해본 경험이 거의 없었지만 이번에 마음먹고 오페라 ‘투란도트’를 관람했다. 오페라 도시 대구에 살면서, 특히 대구오페라하우스 인근 주민으로서 한 번쯤은 오페라를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도전하게 됐고, 뜻밖에 큰 감동을 갖게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리고 공연 마지막 날 전주에서 공연을 보기 위해 찾아온 김동환 씨 부부는 특히 ‘류’의 애끓는 아리아에 파도 같은 감동을 느꼈다며 다음에도 오페라를 보기 위해 대구를 방문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구오페라하우스(대표 배선주)는 휴가인파가 빠져나가 거리가 빈 것 같다고 했던 여름휴가 피크시즌인 지난 7월 26일부터 29일까지 총 4일, 4회 공연을 펼쳤다.

“15년 동안 축적해온 대구오페라하우스의 제작역량과 저변이 탄탄한 지역 관객에 대한 믿음, 그리고 세계 최고 수준의 지휘자와 연출가, 주·조역 성악가들에 대한 확신을 바탕으로 도전했지만 다른 한편, 휴가철이라는 비수기와 평소보다 많은 4회 공연에 대한 부담감도 적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대구오페라하우스 배선주 대표는 특히 4회 공연에 대한 부담감에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절실했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공연은 대성공으로 기록에 남게 됐다.

오페라 ‘투란도트’
대구오페라하우스 객석수 1천364석 기준, 4회 평균 객석점유율이 80%에 가까웠으며 특히 1층의 경우 매회 매진을 기록했다. 첫 공연인 26일과 마지막 공연인 29일에 가장 관객이 많았다. 관객확보 면에서의 성공 못지않게 객석의 반응 또한 유례없이 열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4회를 연속으로 공연하는데, 항상 객석이 가득 찬 걸 보고 매우 기뻤다. 객석이 가득 차면 대구오페라하우스에도 좋은 일이지만 연주자와 가수들이 더욱 큰 힘을 얻어서 공연하기 때문이다. 점점 더 커지는 박수 소리에 큰 힘을 얻었다.”

이번에 지휘봉을 잡은 헝가리 출신의 지휘자 야노스 아취는 소감을 말하며 대구 관객이 아시아 최고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무엇보다 이번 공연의 경우 오케스트라의 실력이 완벽했고, 합창단 역시 기본적으로 준비가 잘돼 있어 음악적 완성도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했다. 야노스 아취는 푸치니의 ‘투란도트’만 지금까지 12개 프로덕션, 120회 공연하였다는 푸치니 스페셜리스트이다.

오페라‘투란도트’
‘투란도트’는 고대 중국 베이징의 냉혹한 공주 투란도트와 그녀의 사랑을 얻기 위해 세 가지 수수께끼에 도전하는 칼라프 왕자의 이야기로, 오페라 역사상 가장 유명한 아리아 중 하나인 ‘아무도 잠들지 말라 Nessun Dorma’로도 잘 알려져있다. ‘토스카’, ‘나비부인’등 아름다운 멜로디와 생동감 넘치는 음악적 표현으로 유명한 작곡가 푸치니가 ‘지금까지의 내 오페라들은 잊어도 좋다’고 자신했을 만큼 열정적으로 매달렸던 작품이다. 푸치니의 생애 마지막 오페라이기도 한 ‘투란도트’는 순수 공연 시간만 2시간이 넘고 출연진과 제작진이 300명에 가까운 대작이다.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지난 2014년과 2015년 같은 작품으로 전석 매진을 기록한 바 있으며, 올해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프로덕션으로 ‘투란도트’를 선보였던 것.

대구오페라하우스 배선주 대표는 이번 공연의 성공을 계기로 이후 매해 여름 고정 레퍼토리로 선보이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연말마다 요한 슈트라우스 오페레타 ‘박쥐’를 공연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대구의 여름은 매해 더욱 훌륭한 ‘투란도트’와 함께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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