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현대 연극의 대표 배우이자 연출가, 극작가로 활동한 샘 셰퍼드가 별세했다. 향년 74세. 

31일(현지시간) 셰퍼드의 가족 대변인에 따르면 그는 루게릭병과 연관된 합병 증세로 지난 27일 미국 켄터키에 있는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

셰퍼드는 1979년 ‘매장된 아이’라는 희곡 작품으로 퓰리처상을 받았으며 1984년 ‘필사의 도전’이라는 영화로 아카데미 남우 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철목련’, ‘블랙 호크 다운’, ‘돈 컴 노킹’, ‘어거스트 가족의 초상’ 등 수십 편의 영화에 출연하며 스타 반열에 올랐다.

그는 ‘트루웨스트’, ‘풀포러브’의 각본을 쓰는 등 작가로서도 경력을 쌓았다. 직접 출연까지 한 ‘파리, 텍사스’는 1984년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기도 했다.

2015∼2016년 넷플릭스 시리즈 ‘블러드라인’에 출연했던 게 그가 TV에서 보여준 마지막 모습이었다.

셰퍼드가 보여준 캐릭터나 쓴 작품들은 현대사회에서 자신의 위치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잃어버린 영혼을 보여줬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그는 1984년 미 일간지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백인 남성에게는 뿌리 깊이 숨겨진 열등감 비슷한 것이 있다"며 "언제나 남자다움을 연기해 보이도록 하는 것은 폭력"이라고 말했다.

셰퍼드는 알코올 중독 증세로 어려움을 겪었던 부친을 따라 캘리포니아 아보카도 농장에 자리를 잡기까지 미국 내 여러 지역을 떠돌며 유년시절을 보냈다. 캘리포니아주 두아르테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1년간 농업을 공부하다 유랑극단에 합류, 19세에 뉴욕에 왔다.

그는 음악에도 관심을 보였다. 1970년대 몇 년간 영국 런던에 머물렀던 셰퍼드는 밴드 ‘홀리 모달 라운더스’에서 드럼을 연주했고, 밥 딜런의 11분짜리 곡 ‘브라운스빌 걸’의 가사를 썼다.

셰퍼드는 배우 오-랜 존스와 결혼해 아들 하나를 뒀다. 이후 배우 제시카 랭과 오랫동안 연인 사이로 지냈으며 둘 사이엔 자녀 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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