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가 북한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급 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5일(현지시간) 채택한 대북 제재결의 2371호는 북한의 자금줄을 더욱 촘촘히 차단한다는데 주력했다.

다만 2006년 북한의 제1차 핵실험 이후 이번까지 총 8차례에 걸쳐 채택된 기존 결의안이 이미 포괄적인 제재를 담고 있다는 측면에서 이번 결의는 다소 ‘콤팩트’한 형태다.

지난해 북한의 제5차 핵실험에 대응한 결의 2321호가 전문 10개 항에 본문 50개 항, 5개 부속서로 이뤄진 반면에 이번 결의는 전문 9개 항과 본문 30개 항, 부속서 1개로 구성됐다.

북한의 석탄 전면 수출금지는 주목할만한 대목이지만 당초 미국이 추진해왔던 것으로 알려진 북한에 대한 원유수출 금지가 제외된 것은 한계라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이 초강력 제재를 추진했지만, 정권붕괴 수준의 제재에는 반대해온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에 부딪혀 결국 타협할 수밖에 없었던 현실이 반영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석탄 전면 수출금지…수산물도 첫 제재대상에

이번 결의는 북한의 석탄, 철, 철광석, 납, 납광석(lead ore) 수출을 전면 금지했다.

기존 결의 2321호에서는 북한의 석탄수출에 상한선(연간 750만t 또는 4억87만 달러)을 설정, 제한적으로 수출을 허용했지만 이번에는 상한선을 없애고 전면 수출을 금지했다.

다만 제3국산 석탄을 북한 나진항을 거쳐 수출하는 경우에는 제재 적용을 제외하는 기존 규정을 이번 결의에도 포함했다. 나진항을 통한 러시아의 제3국으로서의 석탄수출을 염두에 둔 조치다.

기존 결의에서 인도주의 목적 등에 한해 제한적으로 허용해왔던 철, 철광석 수출도 전면 금지했으며, 수출금지 광물에 기존의 기존 금, 바나듐광, 희토류, 동, 아연, 니켈에 더해 납과 납광석까지 포함했다.

생선을 포함해 갑각류, 연체동물 등 수산물의 수출도 금지했다.

이미 계약된 이들 품목에 대해서는 안보리 결의 채택 시점부터 최대 30일까지는 수출·수출을 허용했으며, 관련 수입국은 안보리 결의 채택 45일 이내에 구체적 수입 명세를 안보리 대북제재위에 제출해야 한다.

북한과 새로운 합작회사를 열거나 기존 합작회사의 신규투자를 금지했다.



◇북한 해외 노동자 수출 동결

유엔 회원국은 자국 내에 체류하는 북한 노동자의 수를 안보리 결의 채택 시점을 기준으로 더 늘릴 수 없도록 했다. 북한 노동자를 수용할 수 있는 규모를 동결한 것이다.

이에 따라 북한의 해외 노동자 파견 확대에 제동이 걸렸다.

북한은 40여 개국에 5만 명 이상의 노동자를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들이 벌어들인 달러의 상당수는 북한 당국이 가져가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기존 결의 2321호에서는 북한이 ‘핵·미사일 프로그램에 사용할 경화를 획득할 목적으로 주민들이 제3국에서 일하도록 송출되고 있는 데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국가(회원국)들이 주의를 기울일 것을 촉구한다’면서 선언적 주의를 촉구했었다.

◇기관·단체 4곳, 개인 9명 ‘제재 리스트’에 추가

조선무역은행과 만수대해외개발회사그룹, 조선민족보험총회사, 고려신용개발은행 등 4개 곳이 자산동결과 자유로운 여행이 금지되는 신규 제재 대상에 올랐다.

북한 국영 조선무역은행은 북한이 외환창구 역할을 해왔으며, 이미 제재 대상인 조선광선은행에 자금 지원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민족보험총회사는 북한 보험회사로 노동당 소속 외화벌이 기관인 ‘39호실’과 연계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예술 창작기관인 만수대창작사의 해외 사업 부문으로 알려진 만수대해외개발회사그룹은 아프리카 등지에 동상 등을 수출해 외화벌이를 해왔다.

최천영 일심국제은행 대표, 한장수 조선무역은행 대표, 장성철 조선광업개발회사(KOMID) 해외대표, 장성남 단군무역회사 해외업무 총괄, 조철성 고려광선은행 부대표, 강철수 조선련봉총무역회사(Ryonbong General Corporation) 관리, 김남웅 일심국제은행 대표, 박일규 조선련봉총무역회사 관리, 김문철 조선개발은행 대표 등 개인 9명도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안보리는 제재 명단에 오른 이들 개인에 대해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이 ‘특별 공지’를 해줄 것을 요청하는 한편, 대북제재위에 인터폴과의 협력을 주문했다.

◇北미사일 발사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북한이 밝힌 ICBM” 표현 사용

북한의 ICBM급 탄도미사일에 대해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했다. 그러나 ICBM이라고 직접 지칭하지는 않았다. ‘북한이 밝힌 ICBM’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북한이 스스로 ICBM이라고 밝힌 미사일에 대해 중거리미사일이라고 주장한 러시아 측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라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의 추가 탄도미사일 발사를 비롯한 추가 도발 금지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법으로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 프로그램을 포기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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