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이여, 물을 건너지 마오/ 임은 결국 물을 건너시네/ 물에 빠져 죽었으니/ 장차 임을 어이할까”(公無渡河 公竟渡河 墮河而死 將奈公何) ‘공무도하가’로 불리는 이 노래는 현재 남아 있는 우리 노래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래된 시인 만큼 역사학계와 국문학계에서 이 작품의 국적에 대한 논쟁이 있었다.

이번에는 이 노래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나왔다. 고전문학 연구자이자 시인인 이규배 성균관대 강사가 ‘언어연구’2017년 여름호에 실린 ‘공무도하가 재고(再攷)시론(試論)’이란 논문에서 독특한 해석을 내놓았다. 그는 노래의 주인공인 백수광부를 제후나 왕족과 같은 고위직, 뱃사공으로 알려져 온 곽리자고를 거문고 명인으로 해석했다. 또 이 노래의 핵심 어구인 ‘물을 건너다(渡河)’를 국경을 넘거나 전쟁을 일으키는 사생결단의 행위로 보았다. 단순히 미친 노인이 물을 건넌 것을 노래한 것이 아니란 분석이다. 공무도하가는 전쟁과 반란 같은 군사적 결단을 내린 끝에 숨을 거둔 고위직의 남편을 기린 부인의 노래, 그 노래를 들은 거문고 명인 곽리자고와 처 여옥이 악기 공후에 실어 부름으로써 널리 퍼지게 됐다는 것.

이 시인은 노래에 등장하는 ‘공(公)’이란 호칭은 일반 백성이나 민중을 일컫는 데 사용하는 것은 어색하고, 임금이나 천자, 군주, 제후 등과 유사한 신분을 가진 사람 등을 지시하는 단어였다고 주장한다. 지금까지 나루터를 지키는 하급 군인 쯤으로 해석하고 있는 ‘곽리자고’도 금(琴)에 능했던 악인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무도하가에 대해 조선 후기 실학자 한치윤이 쓴 ‘해동역사’에는 공무도하가를 가사로 한 ‘공후인’을 조선의 진졸(津卒) 곽리자고의 처 여옥이 지은 것이라 했다. ‘해동역사’에는 “곽리자고가 새벽에 일어나 배를 저어가서 빨래를 하고 있는데, 어떤 백수광부(白首狂夫)가 머리를 풀어헤치고 강을 건너갔다. 그러자 그의 아내가 뒤따라 가서 물을 건너지 말라고 했지만 끝내 물에 빠져 죽는다. 이에 백수광부의 아내가 공후를 가져다 공무도하가를 불렀다. 그 소리가 매우 처량했으며 노래를 마치고 스스로 강물에 몸을 던져 죽었다. 곽리자고가 집으로 돌아와 그 소리를 아내 여옥에게 들려주자 공후를 가져다 그 소리를 그대로 불렀다” 라고 했는데 해석이 새롭다.

이동욱 편집국장
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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