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병법’을 쓴 오기(吳起)는 인장(仁將)으로 명성이 높은 지휘관이었다. 오기는 장수의 자질을 언급하면서 ‘위(威) 덕(德) 인(仁) 용(勇)’의 4가지 덕목을 갖춰야 된다고 했다. 특히 밑에서 고생하고 있는 부하들의 심정을 헤아려 그들을 위로하고 보살펴주는 부하에 대한 사랑 ‘인(仁)을 강조했다.

위나라 총사령관인 오기의 부하에 대한 사랑과 배려는 철두철미했다. 그는 항상 최하급의 병사와 같은 옷을 입고 똑같은 음식을 먹었다. 잘 때도 돗자리를 깔지 않았으며 행군할 때도 수레를 타지 않았다. 자기가 먹을 식량을 병사에게 운반시키지 않고 자신이 휴대했다. 하나에서 열까지 병사들과 생사고락을 같이했다.

어느 날 한 병사가 다리에 난 종기로 괴로워하는 것을 보고 스스럼없이 자기 입을 종기에 대고 고름을 빨아내 주었다. 이 소식을 들은 병사의 어머니는 울면서 말했다. “2년 전 제 남편에게도 그 같은 인정을 베풀어 남편이 죽기로 싸워 전사했는데 또 아들까지 싸우다 죽게 되었소”

명령만으로 사람들을 움직일 수 없다. 지휘관의 부하에 대한 진정한 사랑이 부하들의 의욕과 사기를 북돋우는 열쇠다. 대군을 이끌고 페르시아 원정에 나선 알렉산더 대왕이 뜨거운 사막을 건너는 일은 악전고투였다. 오아시스를 찾지 못해 병사들이 갈증에 시달렸으며 대왕 자신도 심한 고통을 당했다.

그때 한 병사가 어떻게 구했는지 투구에 물을 담아 대왕에게 바쳤다. 물이 담긴 투구를 입에 가져가던 대왕은 갑자기 그 아까운 물을 쏟아버렸다. “용서하게, 자네의 호의는 고마우나 지금 나 혼자 갈증을 달랜다고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목 타는 장병들을 생각하니 물이 목에 넘어가지 않는구나. 다 함께 고생하자” 대왕의 언행에 병사들은 감동, 갈증을 잊고 진군을 계속했다. 그리고 얼마 안 가 오아시스를 만났다.

공관병에 대한 육군대장 부부의 갑질에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 쉽게 부르기 위해 손목에 호출 벨까지 채웠다고 한다. 이런 지휘관 밑에서 병사들이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제대로 다 하겠나. 적폐 중의 적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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