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최초로 붙이는 형식의 우표를 사용한 것은 1840년 5월 1일 영국에서 사용한 ‘페니 블랙(Penny black)’이 최초라는 것이 대체로 정설로 돼 있다. 검은색 바탕에 빅토리아 여왕의 초상화가 인쇄돼 있었고, 가격이 1 페니여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당시 이 우표 발행을 실행에 옮긴 이는 ‘우표의 아버지’로 불리는 로랜드 힐이라는 사람이다. 힐은 우편물을 받는 사람에게 비싼 요금을 물려 우편물 수신 거부가 다반사로 일어나던 당시 이 폐단을 없애기 위해 발신자가 요금을 부담하는 우표를 창안했던 것.

우리나라에서 우표가 최초로 도입된 것은 1884년 선각자 홍영식에 의해서 탄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초의 기념우표는 1902년 10월 18일 발행된 고종황제 즉위 40주년 기념우표다. 이후 통치자가 모델로 등장하는 일은 흔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30종으로 가장 많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21종, 이승만 전 대통령이 6종이나 됐다.

취임 기념우표는 윤보선 전 대통령을 제외한 이전 대통령들의 것이 다 나왔다. 이승만 전 대통령부터 박정희, 최규하,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까지 모두 기념우표를 냈다.

우정사업본부가 ‘제19대 대통령 취임’ 기념우표를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째가 되는 오는 17일 발행한다고 한다. 이번에 발행되는 우표는 기념우표 500만 장, 소형시트 50만 장, 기념우표첩 2만 부다.

요즘은 국민 누구나 개인 부담으로 ‘나만의 우표’를 발행할 수 있다. 우본에 신청만 하면 회사 창립일이나 집안 경조사를 기념해 회사 건물이나 개인의 얼굴을 넣은 우표 발행이 가능하다. 이처럼 누구든 발행할 수 있는 우표인데도 지난달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을 맞아 발행하기로 했던 기념우표를 없던 일로 했다. 지난해 우표발행심의위원회가 만장일치로 발행을 결정했다가 협치와 화합을 강조하는 새 정부 들어서 다시 위원회를 열어 발행을 취소한 것이다. 대통령 취임 기념우표 발행을 보면서 내부 원칙을 내세워 결정을 번복하고 우표 발행을 취소한 일이 새삼 떠올라 하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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