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천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대표·언론인
요즘 대한민국에 야당이 있느냐는 말이 나올 만큼 그 존재감이 미미하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국가의 골격을 바꿀만한 비정규직 정규직화, 4대강 사업 재감사와 보(洑) 해체, 신고리 5·6호기 사업중단과 탈원전 정책, 시급 임금 1만 원 인상 등을 연달아 내어놓고 있어 이에 대해 야당들은 대응 논리도 못 갖추고 즉흥적 논평이나 내어놓는 등 소극적인 형식에 그치고 있다.

국회의원 107명을 둔 제1야당 자유한국당은 촛불시위가 시작된 후 지금까지 친박, 비박의 집안싸움만 벌이다 시궁창으로 떨어진 형태로 국민에게서 외면당한 후 여태껏 쇄신된 당의 모습을 보여주질 못하고 있다.

홍준표 대선후보가 지난달 당 대표에 선출된 후 ‘인적 혁신, 조직 혁신, 정책 혁신’을 이루겠다며 당내에 혁신위원회를 설치하고 류석춘 연세대 교수를 혁신위원장으로 앉혔으나 당의 쇄신된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아보기가 어렵다.

한국당의 지지율이 17%대로 바닥을 헤매고 있는데도 벌써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제 밥그릇 챙기기에 바쁜 국회의원이나 정치인들이 설치고 다니는 소문이 무성하다. 개인의 영달에만 급급한 이런 모습을 보는 국민으로서는 한국당의 정치인들이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고 생각할 것이며 세거지인 TK에서 조차도 발을 붙이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의 필패는 불을 보듯 뻔한 것이다. 이런 현실을 한국당은 뼈저리게 느끼고 문재인 정부가 연일 쏟아 내고 있는 각종 정책을 민주적인 방식으로 견제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환골탈태한 선명 야당의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야 할 것이다. 또한, 탄핵사태를 둘러싼 보수권의 대립이라는 터널에서도 하루빨리 벗어나야 할 것이다.

호남지역에 기반을 둔 국민의당도 민주당의 2중대라는 오명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낙연 총리 후보자의 국회 임명동의안 표결 때도 한국당과 바른정당이 이 후보자의 흠결을 들어 반대에 나섰으나 국민의당 의원들은 이 후보자가 호남 출신이라는 점과 호남지역에 기반을 둔 정치적 부담 등을 이유로 3야당의 공조를 깨고 찬성표를 던져 다른 야당들로부터 민주당의 2중대라는 쓴소리를 들었다. 그뿐만 아니라 지난번 인사청문회 때 보여준 호남 출신 인사들에 대한 편파적인 우대 등은 아직도 국민의당은 전국당의 이미지를 갖기에는 역부족인 지역당의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행태를 보여 주기도 했다.

여기에다 지난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 씨의 ‘취업 특혜 의혹 제보조작’ 사건까지 터져 당이 큰 혼란에 빠지는 위기를 맞았으나 가까스로 사건이 수습되었으나 며칠도 가지 않아 안철수 대선후보의 당 대표 출마선언으로 안측과 호남 중진의원들 간의 당권 싸움이 점입가경으로 흘러들면서 당 지지율도 바닥권인 5.4%에 머물고 있다.

소속의원 20명으로 가까스로 원 구성을 이루고 있는 바른정당은 당의 정책보다는 오랫동안 한 식구였던 자유한국당 때리기에 당력을 쏟는 등 제 살 깎아 먹기식 구태의 정치를 벗어나지를 못하고 있다. 특히 뚜렷한 대표 주자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새 대표로 선출된 이혜훈 대표는 ‘바른정당 주인 찾기’ 캠페인 등 연일 자유한국당을 깎아내리기에 바쁠 뿐 집권 여당에 맞서 대안 있는 정책 등은 보여 주질 못하고 있다. 이 때문인지 당의 지지율도 6.4%에 머물고 있다.

이들 3 야당들의 지리멸렬한 모습과는 달리 당 지지율이 49%인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는 내년 지방선거에 대비한 표퓰리즘성이 내포된 듯한 여러 정책을 쏟아 내며 거침없는 독주를 하고 있다. 집권당의 이 독주를 야당 중 어느 당이 브레이크를 잘 잡느냐에 따라 국민의 지지도가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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