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 보도…북미 간 군사적 긴장속 대화 통한 북핵 해결 모색

조셉 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 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미국과 북한의 외교 라인이 수개월 간 비밀 접촉(engaging in backchannel diplomacy)을 해오고 있다고 AP 통신이 미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를 통해 북핵·미사일로 인해 악화된 양국 관계를 개선하고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들을 송환하는 문제가 논의되고 있다고 익명을 요구한 미 정부 관계자들이 AP에 밝혔다.

양국 간 대화 통로는 미 국무부의 조셉 윤 대북정책특별대표와 박성일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로, 이른바 ‘뉴욕 채널’이 재가동된 것이라고 이들 관계자는 전했다.

이들은 또 윤 특별대표와 박 차석대사의 접촉이 정기적으로 이어져 왔다고 설명했다.

이는 북미 양국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들어서도 대화 채널을 열어 놓고 있음을 드러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이 연일 군사력 사용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도 양측이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백악관과 국무부는 AP 보도 내용에 대해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 임기의 마지막 7개월 동안 미국과 북한은 대화를 완전히 단절했지만, 북한이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함께 북미 양측 모두 대화 의지를 보이면서 ‘대화를 위한 대화’가 재개됐다고 AP는 전했다.

AP는 또 정부 관계자들과 정통한 외교 소식통들을 인용해 북한이 최근 몇 주 사이에 탄도 미사일 시험에 속도를 내면서도 대화의 문이 열려 있다는 신호를 전해왔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렉스 틸러슨 국무부 장관은 최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렸던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북한이 대화할 열망이 있다면 우리는 확실히 북한의 얘기를 들을, 소통을 위한 다른 수단들이 북한에 열려 있다”고 대화 채널 가동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재미 동포인 윤 특별대표는 북한에 억류됐다가 혼수상태에 빠졌던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를 송환하는 과정을 주도하며 북한과의 국제 무대 협상에 데뷔했다.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윤 특별대표는 버락 오바마 정부 시절인 지난해 10월 임명됐으며,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에도 임무를 계속 수행하고 있다.

그는 웜비어를 비롯한 북한에 억류된 4명의 미국인 석방을 위해 5월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북측 외무성 관계자들과 첫 접촉을 한 데 이어 6월 6일 뉴욕에서 유엔주재 북한대사와 만나 협상을 벌이고 12일 항공편으로 평양을 전격 방문해 웜비어를 직접 데리고 미국으로 귀환했다.

윤 특별대표는 현재 북한에 억류된 한국계 미국인 3명의 송환 협상도 계속하고 있으며, 북미 양국 관계 개선 논의에도 주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차석대사는 2000년대 중후반부터 2011년 6월까지 뉴욕 북한대표부에서 박길연 전 대사와 신선호 전 대사 아래 참사로 장기간 근무하면서 북미 간 스포츠 교류 업무를 맡았던 경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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