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독립운동기념관, 안동지회 영수증 등 2점 공개
국내외 정세보고서에 당시 상황 상세 기록···경북지회 평양과 버금가는 단체 방증 주목

권오설의 유품 ‘국내 정세보고’
올해는 신간회 창립 90주년이다. 1927년 결성된 신간회는 일제 치하 최대 민족운동 단체이다. 경북독립기념관이 광복 72주년을 맞아 14일 역사적 가치가 높은 신간회 관련 희귀 소장유물 2점을 공개해 관심을 끌고 있다.

소장유물은 1927년 신간회의 국내외 정세보고서와 1929년 신간회 안동지회의 영수증이다.

이 자료는 당시 경상북도 신간회가 평양과 버금가는 독립운동 단체였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학술적 가치가 높은 자료로 평가된다.

‘국내외 정세보고’는 1926년 6·10만세운동을 주도했던 안동 풍천면 가곡리 권오설이 소장하고 있던 유품이며, ‘영수증’은 안동시 임하면 천전리 독립운동가 김공망(본명 김상호)의 유품이다.

1927년 신간회 국내·외 정세보고는 민족유일당 운동과 관련한 자료로 국내 2장과 국외 2장으로 구성돼 있다. 신간회를 통해 서로 힘을 합칠 것을 주장하고 있는 이 자료는 현재까지 국내에서 발견되지 않았던 귀중한 자료다. 주목할 점은 1928년 신간회 안동지회 예산안이 기록돼 있다.

국내 정세보고에는 “금년(1927년) 2월 15일 신간회(新幹會) 창립은 조선의 독립운동에 있어서 일대 전환을 의미한다. 더러는 지방열(地方熱)이라는 것으로, 더러는 분파분쟁 때문에 항상 분산되어 있었던 우리 전 민족의 힘은 비로소 한 기치 아래에 총 역량을 모으게 되었다.”고 기록돼 있다.
국제 정세보고
또 “조선 독립운동의 내적 발전과 격렬화 되어가는 전 세계 피지배 계급 및 피지배 민족운동의 외적 충동으로 말미암아 현재 조선에 있어서도 신간회는 반드시 일어나고 또 일으키지 않아서는 안 될 운동인 것이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제 정세보고에는 “현재 제국주의 국가는 지배 계급의 세력과 피지배 계급의 세력의 양대 세력이 대립하여 서로 항거·항쟁하고 있다. 피지배 계급 세력과 피지배 민족 세력은 결코 배치·모순되는 것은 아니다. 두 세력의 항쟁 목표가 동일함으로 어디까지나 서로 협동하고 합류하지 않아서는 안 된다”고 적혀있다.

신간회 안동지회 영수증은 1929년 2월과 3월 16일 자로 신간회 안동지회 재정부 총무간사가 김상호에게 발행한 것이다. 이는 회원 김상호가 2월에 52원, 3월에 1원을 각각 의연한 금액을 영수한 것이다.

당시 재정부 총무간사는 안동시 임하면 내앞마을 출신인 김정식으로 추정된다. 김정식은 1929년 신간회 안동지회에서 간사·조사부원·집행위원으로 활동했다.

경북에서는 1927년 6월 신간회 김천지회가 설립되면서 각 지역에 지회 설립이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울릉군을 제외한 총 23개 군 가운데 21개 군에서 20개 지회(당시 강원도에 속했던 울진군을 합하면 21개 지회가 설립)가 설립되었으며, 1개 군에서 지회 설립이 추진되다가 일제의 탄압으로 무산되는 등 22개 군에서 지회운동이 전개됐다.
전국의 지회 규모로는 평양 다음으로 안동지회가 컸던 사실에서 볼 수 있듯이, 경북지역의 신간회 운동은 어느 지방보다도 활발하게 일어났다. 다시 말해 경상북도는 신간회 운동사에서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대표할 만하다.


오종명 기자
오종명 기자 ojm2171@kyongbuk.com

안동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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