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일부터 ‘90년 전 흑백사진에 담긴 우리문화재전' 개최

▲ 경주엑스포는 9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문화센터 전시실에서 1920년대 우리문화재들을 촬영한 미공개 사진자료들을 최초로 공개하는 ‘90년 전 흑백사진에 담긴 우리문화재’전을 개최한다. 사진은 원원사지 발굴 모습.
1920년대 우리 문화재들을 촬영한 미공개 사진 자료가 경주에서 최초로 공개 전시된다.

경주세계문화엑스포는 9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2개월간 엑스포 문화센터 전시실에서 ‘90년 전 흑백사진에 담긴 우리 문화재전’을 개최한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전시에서는 일제 강점기 건축·고고학자인 노세 우시조(1889~1954)가 1920년대 경주지역을 중심으로 직접 촬영한 우리 문화재의 유리건판 사진들을 출력해 최초로 일반에 공개한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은 노세 우시조가 촬영한 700여 장의 유리건판 디지털 사진 중 엄선한 작품으로 경주지역의 원원사터, 황복사터, 감은사지, 신문왕릉, 성덕왕릉, 헌덕왕릉 등의 당시 사진 78점과 예천 개심사, 구례 화엄사, 개성 고려왕릉 사진 9점 등 87점이다.

노세 우시조는 1926년 경주 서봉총 발굴현장을 찾은 스웨덴 황태자 구스타프 아돌프의 수행단 일원으로 처음 경주를 방문한 후 경주의 문화유산, 특히 십이지신상에 매료돼 10여 차례 경주 유적지를 찾아 문화재들을 유리건판에 담았고 사비를 털어 발굴·복원까지 했다.

하지만 교토대학 고고학연구실에 근무하던 노세 우시조는 심각한 생활고를 겪으면서 한국의 십이지상과 경주의 발굴사진을 찍은 유리건판을 유리재생산 업체에 넘기려 했다.

이를 일본의 불교문화재 사진가 오가와 세이요가 창업한 문화재 전문 사진업체 아스카엔이 구매·소장해 오늘에 이르게 된 것이다.

아스카엔이 노세 우시조의 유리건판 사진들의 공개를 결정함으로써 지난해 12월 경주학연구원 박임관 원장과 문화유산 사진전문 오세윤 작가가 나라시의 아스카엔을 방문해 디지털 촬영작업을 진행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90년 전 우리 문화재들을 촬영한 노세 우시조의 생애와 업적을 조명할 뿐만 아니라, 한국의 귀중한 문화재 사진이 담긴 건판필름이 유리컵으로 재생산될 뻔한 아찔한 순간을 막았던 오가와 세이요와 아스카엔 사진관에 대해서도 소개한다.

다음 달 1일 오후 2시 엑스포문화센터 로비에서 열리는 개막식에는 오가와 세이요의 손자이자 현 아스카엔 사진관 소장인 오가와 고우타로씨도 참석할 예정이다.

황기환 기자
황기환 기자 hgeeh@kyongbuk.com

동남부권 본부장, 경주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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