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년, 닭의 해에 닭과 관련한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 올해 벽두에는 대구·경북을 제외한 전국에서 고병원성조류독감(AI)이 창궐해 3천만 마리가 넘는 닭이 생매장됐다. 닭을 위한 제 의식이라도 올려야 될 판이었다. 이 바람에 달걀값이 두 배 이상 폭등해서 급기야 보기에도 낯선 하얀 달걀이 수입되는 달걀 파동을 빚었다.

이번에는 국내산 달걀에서 사용 금지됐거나 기준치를 넘는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다. 식품의약품 안전처가 국산은 안전하다고 한 지 나흘 만에 국산 달걀에서 검출돼 국민의 불안감이 높다. 지난 14일 경기 남양주시 한 농장에서 생산된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인 피프로닐, 경기 광주시 한 농장에서 생산된 계란에서 비펜트린이 검출됐다. 피프로닐은 개와 고양이의 벼룩과 진드기 제거용 살충제로 쓸 수 있지만 닭에는 사용이 금지된 성분이다.

영양성분을 고루 갖추고 있어서 달걀을 완전식품이라 한다. 단백질과 아미노산 성분은 영양학적으로 가장 이상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흰자는 단백질이 주성분이고, 노른자는 지방과 단백질 성분이 같이 있다. 노른자에 있는 콜레스테롤은 성인병 원인이 된다고 해서 먹기를 꺼리지만 다양한 비타민과 철분이 들어있어서 성인이 하루 한 개 정도는 먹는 것이 오히려 건강에 좋다는 의학계의 보고가 있다.

달걀의 특성 가운데 열을 가하면 응고하는 열 응고성이 있다. 이 응고성 때문에 달걀은 온갖 요리에 사용된다. 빵을 만들 때는 물론이고 튀김이나 전을 부칠 때 달걀옷을 입히는 것도 이 응고성을 이용하는 것이다. 흰자는 60℃에서 응고되기 시작해 80℃에서 완전히 응고하고, 노른자는 65℃ 전후에서 응고하기 시작해 70℃ 이상에서 완전히 응고한다.

이런 달걀을 우리나라에서도 오래 전 부터 먹어 왔다. 원삼국 시대부터라니 기원 전후에서 AD300년 경에서부터다. 중국 문헌에는 우리나라 남쪽 지방이 닭의 명산지라 했다. 경주 155호 고분에서 달걀 30개가 들어 있는 토기가 출토된 걸 보면 일찍부터 달걀을 먹어온 것이다. 이 같은 달걀이 불량식품이 됐다. 닭을 A₄용지 한 장 정도의 공간에서 알을 낳는 기계로 만들어 놓은 인간 탐욕이 부른 재앙이다.

이동욱 편집국장
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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