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에서 살충제 성분이 나온 것에 대해 대구시와 경북도도 예외는 아니다. 시도는 지역 산란계 농장을 상대로 농약 등 잔류물질 전수조사에 나섰다.

지난 14일 산란계 8만 마리를 사육하며 하루 2만5천 개의 달걀을 생산하는 경기도 남양주시 소재 친환경 산란계 농가에서 살충제 성분이 코덱스 기준치인 0.02㎎/㎏을 넘는 0.0363㎎/㎏이 검출됐다. 경기도 광주시의 산란계 6만 마리(하루 1만7천 개 생산) 사육 농가에서는 비펜트린이 국내 및 코덱스 기준치인 0.01㎎/㎏을 넘는 0.0157㎏/㎎이 검출됐다.

대구지역에서는 달성군 현풍면 지리에 13만 마리와 20만 마리를 사육하는 농가가 있고, 동구 진인동에도 300마리를 사육하는 농가가 있다. 지난 8일 농산물품질관리원 경북지원이 13만 마리 사육농가에 대해 잔류물질 검사를 했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돼 다행이다.

경북의 경우 먼저 20만 마리 이상 16개 산란계 농가 477만9천 마리에 대해 15일 시료 채취를 완료해 검사하고 있고, 나머지 농가는 16일 중에 시료 채취를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도는 전체 259개 산란계 농가(1천279만4천 마리)에 대해 피프로닐 등 27종에 대한 검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도가 시료 채취를 하고 조사에 착수한 것은 적절한 조치다. 남양주 농가에서 확인된 피프로닐은 가축의 벼룩이나 진드기를 없애는 살충제다. 지역의 롯데마트, 이마트, 홈플러스 등은 국내산 달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됨에 따라 15일부터 판매 중단에 나섰다. 판매 중인 달걀은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농가의 달걀이 아니지만, 국민 불안감을 고려해 자발적인 조치를 한 것이다.

검출된 비펜트린은 미국 환경보호청이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인체에 해로운 성분이 사용됐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많은 사람이 먹는 계란을 오염시킬 수 있는, 사용 금지된 살충제를 닭의 몸에 뿌렸다. 돈벌이를 위해 국민의 식탁을 오염시켜서는 안 될 일이다. 그것도 농가 모두 친환경 농가라니 어이가 없다. 농가는 독성물질인지 몰랐다는 항변이지만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파악이 가능한 일이다.

방역 시스템에 구멍이 있다면 개선해야 할 것이다. 농가의 안일한 방역 마인드가 바뀌지 않는 한 제2, 제3의 살충제 계란 사태는 계속될 것이다. 유럽에서 ‘살충제 계란’이 발견된 것은 거의 한 달 전인데 정부는 지금까지 뭘 하고 있었나 묻고 싶다. 살충제 계란을 국민이 먹지 않도록 신속하게 수거해 폐기하는 것이 지금 정부가 할 일이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