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개소식을 갖고 서구청의 지원을 받게 되는 장수경로당 전경. 대구 서구청 제공.
대구 서구 비산 2·3동 행정복지센터가 십시일반 회비를 걷어 운영하는 ‘월세 무등록 경로당’을 정식 사설경로당으로 등록시켜 지원해 관심을 끈다.

17일 비산 2·3동 행정복지센터에 따르면, 할아버지들이 주로 생활하는 인동촌 경로당에서 180m 떨어진 무등록 경로당 ‘장수 경로당’은 2010년 1월부터 할머니 13명이 회비를 모아 운영해왔다.

매월 17만 원의 월세를 내는 것도 빠듯한데, 유난히 기승을 부린 폭염에 에어컨마저 고장 나 선풍기 하나로 버티기 일쑤였다.

그런데도, 구청에 사설경로당으로 등록하지 못해 냉난방비와 운영비 지원은 꿈도 꾸지 못했다. 집값 하락을 우려한 주인이 사설 경로당 등록도 동의해주지 않았다.

보다 못한 행정복지센터가 나서서 이를 해결했다. 방 2개와 거실과 주방 1개씩, 별도 화장실을 갖춘 39.54㎡의 새 주택으로 지난달 31일 장수 경로당을 옮겼고, 지난 10일 서구청에 사설경로당으로 등록했다. 18일 정식 개소식도 가질 예정이다.

25명의 할머니가 생활하는 장수 경로당은 매월 운영비 15만 원과 냉난방비, 20㎏짜리 쌀 연간 6포 등 연간 350~400만 원 상당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인근 날뫼 새마을금고에서도 매월 10만 원씩 지원하도록 조치도 했다.

김천호 비산 2·3동장은 “운영비 등을 지원받을 수 있는 조건을 맞춰 풍족한 지원을 받을 수 있게 해 보람을 느낀다”면서 “일반주택에 사설경로당을 등록한 사례는 서구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라고 말했다.

대구 서구에는 공설경로당 53곳, 사설경로당 28곳이 구청에 등록돼 냉난방비 등의 지원을 받고 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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