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한.jpg
▲ 김종한 수필가

아등바등 사는 세상살이 환갑을 넘고 진갑을 지나 육십갑자로 한 바퀴 돌고 제 2인생도 좀 살아 보니 별것 없더라. ‘먹고 산다는 인생’ 그렇게 대단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만만하지도 않지만, 그런대로 나름대로 굴러간다. 여유 있는 사람은 헤프게 쓰고 누리면서, 쪼들리는 사람은 짠돌이, 짠순이처럼 쪼개고 나누고 해도 모자라 하루 벌어 하루 근근이 버티는 요지경 속에서 용케 숨 쉬고 살아간다.

누군들 다 잘살고 싶지만, 뜻대로 안 되는 것이 세상일이다. 잘 살고, 행복한 것은 상대성이 있는 자기 기준이다. 가진 것 많으면 마음은 불안하고, 가진 것 적으면 마음은 편하듯이 좋게 생각하면 공평하며 조화를 이룬다. 억만금을 가져도 마음에 안 차 더 가지려고 안달하는 자나, 형편이 안 돼도 요즘 말썽 많고 귀한 달걀 톡, 파 송송 넣은 라면을 삶아 진수성찬이라고 여기고 먹으면 가진 자 나 덜 가진 자 별나게 다를 게 없다.

굴곡의 삶이며 총성 없는 전쟁 같은 속세 지나보니 웃고, 울 일도 많은 한 세상, 둘러도 보고,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돌잔치에서 결혼, 칠순 경사스러운 일에는 웃음의 꽃이 피웠고 초상집이나 병원, 교도소에 가면 안타까운 일에 눈물도 흘리며 울었고 울먹거리기도 했다. 하루는 웃다가 하루는 울다가 하다 달력을 보니 세월이 저만치 가고 나이도 먹어 차분해지는 것은 익어간다는 증거다.

누구나 울면서 태어나고 울면서 지구를 떠난다. 결국, 인생살이를 큰 틀로 보면 웃음은 조미료이며 진국은 울음바다다. 너무 좋아도 운다. 예식장에서 딸을 시집보내며 모녀간에 울고 경사스런 퇴임에도 눈시울을 적시니 말이다.

운다는 것은 무엇인가? 울음의 결정체는 눈물이다. 꼭 눈물을 흘려야 우는 것은 아니다. 눈물 없이도 가슴으로 통곡한다. 눈물의 상징은 슬픔이기도 하고, 때론 기쁨이기도 하듯, 본능적 감정 표현의 응집이기도 하다.

흔히들 사내대장부는 한평생 세 번 운다고 한다. 첫 번째는 어머니 뱃속으로부터 세상에 태어날 때이며, 두 번째는 부모님이 세상을 떠나셨을 때이며, 마지막 세 번째는 조국을 잃을 때라고 한다. 다른 것 접어두고 사나이 구실은 아내와 자식 그리고 조국을 지키는 머슴이다.

근래 북한과 미국이 전쟁까지 거론하여 온 국민이 불안하다. 북한이 괌 기지에 미사일 발사, 미국이 북한에 군사행동까지 막 나간다고 엄포에 온 세계가 걱정한다. 다행히 우리 대통령이 나서서 한국의 결정 없이는 군사행동 전쟁 불가 선언은 당연하다. 하지만 당사국의 수락을 받아야 이불 속에서 만세가 안 된다.

위안부 할머니가 나라 빼앗긴 것도 서러운데 일본에서 모진 고통으로 피눈물 쏟은 것을 생각하니 조국의 소중함이 새삼스럽다. 애국가가 울려도 눈물이 글썽거리는 한 많은 국민. 북한에서는 불바다 엄포, 일본에는 독도 강탈 협박에 우리 국민 모두 정신 바짝 차리자. 광복 72년의 어렵게 지켜온 조국 목숨 걸고 대들자. 사나이의 마지막 눈물은 없다. 울지 못한다. 울 수가 없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