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규모 수술·치료수준 자랑···대구, 심장이식분야 거점 기대

계명대 동산병원 심장이식팀이 심장이식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동산병원 제공.

말기 심부전의 주요 원인질환 중 하나인 확장성 심근병증을 앓던 이모(65)씨는 서울 소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으나, 병세가 호전되지 않았다. 심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잦은 호흡곤란을 겪어 입·퇴원을 반복한 그는 계명대 동산병원을 택했다. 심부전이 더 많이 진행되면 다른 장기 손상까지 더해져 이식수술조차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어서 이식 수술 후에도 예후가 좋지 않았던 상황이다. 다행히 그는 지난달 5일 동산병원 흉부외과 박남희 교수의 집도 아래 성공적으로 심장을 이식받고 새 생명을 찾았다. 수술 하루 만에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긴 그는 면역억제제 투여량 조절과 심장 재활을 한 뒤 일상으로 복귀했다.

계명대 동산병원이 최고난도 치료로 꼽히는 ‘심장이식수술’의 거점으로 도약하고 있다. 지난 3월 대구·경북 최초로 심장이식수술을 성공한 데 이어 모두 8차례 수술을 연이어 성공하면서다.

동산병원 심장이식팀은 확장성 심근병증과 급성 전격성 심근염을 앓던 30, 40대와 60대의 환자 4명에게 6~7월 연이어 심장이식수술을 시행했고, 8월에는 10대 소녀와 70대 노인에게도 성공적으로 수술했다.

심장이식은 약물이나 수술로는 치료가 불가능한 말기 심부전 환자에게 병든 심장을 제거한 뒤 뇌사 공여자의 건강한 심장으로 치환시켜주는 수술 치료법으로 국내에서는 1992년 처음으로 시행됐다.

심장이식의 성공을 위해서는 치료 과정에 동반될 수 있는 다양한 심장 문제들을 잘 관리해야만 한다. 동산병원은 관상동맥질환, 부정맥, 판막질환, 심근질환과 관련하여 전국 규모의 시술과 수술 건수를 자랑하며 치료 수준도 상당히 높다는 평을 받는다.

박남희 교수는 “각 분야 전문가들이 최고의 팀워크를 발휘해 치료에 참여하기 때문에 심장이식의 연이은 성공을 이끌 수 있었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협진을 통해 환자 한 명 한 명을 케어 하는 시스템이 동산병원 심장이식치료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계명대 동산병원을 지역의 심장이식수술 거점병원으로 만든 심장이식팀. 동산병원 제공.
환자의 수술 전후 종합적인 상태를 관리하는 심장내과, 이식수술을 시행하는 흉부외과, 성공적인 수술을 위한 마취통증의학과, 기타 기저질환의 관리를 위한 내과 전체의 뒷받침, 그리고 영양팀과 사회사업팀까지 참여해 정기적으로 환자에 대해 논의하고 환자 관리에 최선의 방법을 찾는다. 한 명의 이식환자를 위해 동산병원 전체가 일심동체로 움직인다.

심장내과 김인철 교수는 “장기이식센터를 중심으로 쌓은 각종 이식 경험과 노하우, 다학제 진료 시스템이 동산병원 심장이식수술 성공의 밑거름”이라고 설명했다.

송광순 동산병원장은 “대구가 심장이식 분야의 거점으로서, 심장이식을 주도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며 “지역에서 선도적으로 심장이식수술을 정착시키고 그동안 희망이 없었던 말기 심부전 환자들에게 건강한 새 삶을 선물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동산병원은 지역 최초 관상동맥조영술을 시작으로 현재 전국 5위권의 부정맥 치료 실적, 7천 회 이상의 심장수술 경험을 갖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주관하는 적정성 평가에서 급성심근경색 1등급, 관상동맥우회술 1등급을 획득하며 심장질환 분야에서 지역 의료계를 꾸준히 선도하고 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