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에 재선된 부시 미국 대통령이 코드인사로 낭패를 봤다. 여론조사에서 ‘대통령의 직무수행을 지지한다’가 35%로 급락, 재선 임기가 시작된 첫해 클린턴의 57%, 레이건의 65% 지지율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었다. 지지율 급락의 원인은 부시의 주지사시절부터 그을 줄곧 보좌해 왔던 이른바 ‘텍사스 사단’의 인물들을 정부 고위직에 대거 기용한 데 있었다. 

이들은 ‘한 번 부시면 영원한 부시’를 외치며 충성했다. ‘우리가 남이가’식의 코드인사가 동티가 난 것은 ‘텍사스 사단’의 핵심 멤버였던 해리엇 마이어스를 대법관에 임명한 것이 화근이었다. 정치권과 법률가들이 “법관 경험이 없는 사람이 대법관을 할 수 있느냐” 대통령의 코드인사를 맹렬히 비난했다. 결국 부시는 여론에 굴복, 마이어스의 대법관 임명을 취소했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 참여정부 출범 후 계속되는 국정혼란에 대해 ‘코드론’을 펴는 사람들이 많았다. 노 대통령의 측근 참모들이나 장관들이 중요 현안들을 대통령 코드에만 맞추다 보니 법과 제도가 무시되고 법치 아닌 인치(人治)가 판을 친다고 비판했다. 국민은 장관들이 국민 전체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지 코드 맞는 사람들끼리 서로를 위해 일하는 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정치 전문가들은 국정혼란에 대해 “코드 맞는 쪽만 챙기고 뽑아 쓰다 보니 생긴 것”이라며 국정혼란을 ‘코드병’이라고 진단했다. “뼈 빠지게 일하는 사람 따로 있고, 출세하는 사람 따로 있다”는 자조와 함께 코드인사 폐해를 꼬집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인사에서 김기정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안경환 전 법무부장관, 조대업 전 고용노동부장관에 이어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 등 차관급 이상 공직자 4명이 잇따라 낙마한 것은 코드인사가 자초한 ‘인사 참사’였다. 노무현 청와대서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근무한 박기영 본부장을 비롯, 4명 모두 문 대통령과 친분이 두터운 측근들이다. 

문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현 정부 인사는 역대 정권을 다 통틀어 가장 균형 탕평 통합 인사”라는 대통령의 인사 자화자찬은 국민 생각과는 너무 빗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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