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비 2만 원 열정페이’ 대구밴드뮤지션들에게 공식 사과
권영진 시장·김규학 시의회 문복위원장, 쿼터제 도입 조례 적극 검토

9월 21일 개막하는 서문시장 글로벌 대축제 행사대행 공연기획사가 지역 밴드팀에게 교통비 2만 원에 공연해 줄 것을 요청하는 SNS 메시지 대화 내용(왼쪽)과 이에 반발하는 어쿠스틱 밴드 링크맨의 보컬리스트 이승준씨의 SNS 게시글.

속보= 국비 1억9천500만 원을 들이는 ‘서문시장 글로벌 대축제’를 준비하면서 ‘교통비 2만 원 열정페이’ 논란(본보 21일 자 5면)을 일으킨 대구시가 지역 뮤지션들에게 사과했다. 국비나 시비 등이 들어가는 지역 축제 때 지역 예술인 공연을 의무적으로 할당하는 ‘지역 예술인 쿼터제’ 도입도 약속했다.

정기영 대구시 민생경제과장은 "논란을 일으킨 사실을 뼈저리게 반성한다. 지역 예술인들과 소통하지 못한 잘못도 인정한다"면서 "대구밴드뮤지션네트워크 회원을 만나 공식적으로 사과했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서문시장 대축제부터 지역 예술인 공연 의무 할당제를 도입하고, 문화 관련 축제 부서와도 협의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애초 유명 가수 섭외비로 책정한 7천만 원의 예산을 4천만 원으로 줄이고 지역 뮤지션 공연 섭외비로 1천200만 원 정도를 책정했다. 별도 공연비 없이 1인당 교통비 2만 원을 제시했던 지역 뮤지션 공연비를 100만 원 정도 수준으로 바꿨다.

축제 진행 공연기획사로부터 열정페이 공연 섭외 전화를 받았던 하드록밴드 ‘레미디’의 정연우씨는 "컬러풀대구페스티벌, 대구치맥페스티벌에 이어 서문시장 글로벌 대축제까지 2만 원 논란을 일으켜 화가 났었는데, 대구시가 곧바로 바로잡아 다행"이라면서 "공연문화예술도시 대구가 지역 예술인들을 제대로 예우하고 지원하도록 축제 예산의 일정 부분을 지역 예술인 공연에 할당하는 ‘지역 예술인 쿼터제’를 대구시 조례로 제정하는 운동을 벌이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9월 1일 오후 6시에 대구 중구 수동 오오극장에서 대구밴드뮤지션네트워크 소속 30여 개 팀 120여 명과 대구시 간부공무원, 대구문화재단, 대구음악창작소, 대구이벤트협회 등의 관계자가 참가한 가운데 ‘대구지역 음악계 발전을 위한 포럼’을 연다.

포럼에서는 이번 열정페이 논란의 발생 원인과 해결책에서부터 지역 예술인 지원을 위한 쿼터제 도입과 관련한 논의도 할 예정이다.

정연우씨는 "무엇보다 대구시와 지역 예술인들의 소통 공간으로 포럼을 마련할 예정이며, 일회성이 아닌 장기적 행사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역 뮤지션들의 쿼터제 도입에 대해 권영진 대구시장과 김규학 대구시의회 문화복지위원장도 긍정적인 생각이다.

권 시장은 "대구시 예술정책의 기본은 지역 예술인들이 지역 무대에서 실력을 키워 전국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돕는 게 기본"이라면서 "지역민들에게 수준 높은 문화예술을 제공하면서도 지역 예술인들을 지원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쿼터제 도입이 더 효과적일지, 수준별 맞춤형 지원체제를 짜야 할지 비교 검토해 최적의 방안을 찾겠다"고 약속했다.

김규학 위원장도 "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 차원에서 쿼터제 제정 조례안 발의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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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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