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규 영남대 체육학과 교수
영남대에서 평생을 후학양성에 바쳐왔던 김동규 교수(체육학부)가 이순을 넘겨 되돌아 본 삶을 담은 수상집 ‘꿈·현실·낭만의 조우(도서출판 한솔사)’를 펴냈다.

41년간 30여권이 넘는 전공서적을 집필하며 전공인 체육철학 이외의 책에는 관심조차 두지 않은 채 감성보다는 이성과 합리성만을 강조해 왔던 김 교수가 마음속에 담아왔던 이야기를 풀어내게 된 것은 미국으로 시집간 여식 덕분이었다.

이순을 갓 넘긴 지난 2013년 초여름 인천공항에서 미국으로 시집간 딸을 배웅하고 대구로 돌아오던 날 아쉬움에 눈물을 거두지 못하던 부인 이징연씨(대구보건대 교수)를 보며 그의 마음에도 애틋함이 밀려왔다.

이튿날 새벽 유난히도 빨리 눈을 뜬 김 교수는 문득 미국으로 떠난 딸에 대한 상념들이 쏟아져 내렸고, 그 마음을 담아 써내려간 것이 ‘애비의 哀歌’였다.

그래서 생애 처음으로 펴낸 수상집 가장 첫머리에 ‘애비의 哀歌’를 올렸다.

첫 글을 쓴 뒤 ‘아! 굳이 형식에 얽매이지 말고 내 마음을 적어보자’라는 생각을 갖게 된 김 교수는 이후 4년 가량 동안 일상에서 느끼는 소회나 독백, 기쁨과 한탄, 평생을 몸담아온 직업인으로서 체육과 스포츠 발전을 향한 마음들을 오롯이 그려냈다.

특히 한평생을 같이 살아온 부인과 자식 그리고 손주, 먼저 세상을 떠난 친구, 술과 금주이야기, 동네이발소, 40년 교직생활 등등 소소한 이야기들은 읽는 이들의 공감을 이끌어 낸다.

그가 자신의 소회를 담은 이야기를 책으로 엮어낸 또 다른 배경은 정년을 앞두고 번거러운 행사보다는 평소의 마음을 담은 글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맘에 있었다.

“퇴직을 앞두고 제자들이 몰려 이것저것 준비한다고 법석을 떨 수도 있고, 그러다 보면 본의 아니게 불편과 민폐만 끼치게 될 것 같아 ‘내가 먼저 선수를 치자’라는 생각에 책을 내기로 했다”고 말하는 김동규 교수의 눈빛에는 평생을 교직에 바쳐온 스승으로서 후진들을 향한 따뜻한 배려가 담겨 있었다.

한편 김동규 교수는 대구동중 시절 당시로서는 큰 키(현재 188㎝)덕분에 농구선수로 발탁된 뒤 계성고와 영남대를 거치는 동안 선수생활을 하다 대학 졸업 후 고려대와 한국체육대학에서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은 뒤1977년 대구 영진전문대에서 강의를 시작한 뒤 1980년 영남대로 자리를 옮겨 평생을 교직에 바쳐 왔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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