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 로스쿨 마이클 테이털바움 교수는 뉴욕타임스에 ‘바이 바이 베이비(Bye-bye Baby)’라는 제목의 칼럼을 실었다. 지난 2014년 4월 4일자다. ‘아기여, 안녕’쯤으로 번역하면 될 것이다. ‘안녕’하며 인사하는 것이 아니라 ‘안녕’ 작별을 고하는 것이다. 저출산과 인구감소를 심각한 사회문제로 인식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인구감소는 미국이나 프랑스 같은 서방국가들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부탄이나 아르메니아, 엘살바도르 등 빈국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세계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인구가 현재 13억7천만 명이 넘는 중국도 노동인구가 지난 2012년 정점을 찍은 뒤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은 1980년부터 유지해온 한 자녀 정책을 폐지했다. 2015년 전면적 한 가구 두 자녀 정책을 채택했다. 2자녀를 허용한 것이다.

중국에도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지고 맞벌이 가정이 늘어나면서 사회 전반에 출산기피 현상이 생겼다. 지난 2014년 말 인구가 13억6천800만 명. 2014년 말 기준으로 중국의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출산율)은 1.4명이었다. 국제적인 저출산 기준에 근접하자 중국이 조치를 취한 것이다.

여성 1명이 평균 2.1명을 출산해야만 사망으로 인한 인구 감소를 메울 수 있다. 우리나라는 베이비붐이 정점이던 1957년에 여성 평균 출산율이 4명이나 됐다. 그러던 것이 현재는 출산율이 1.04명이다. 이러다간 100년쯤 뒤에는 나라의 문을 닫아야 할 지경이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1.17명이었다. ‘인구절벽’이란 말이 실감 나는 통계다.

고령화가 심각한 경북의 경우 지난 상반기 출생아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14.5%나 준 9천400명에 지나지 않았다. 출산율로 치면 0.31명으로 전국 평균보다도 현저히 낮아서 인구절벽이란 말도 무색할 정도다. 약 30년 후면 경북에서 65세 이상 고령자가 10명 중 4명이 넘을 것이란 어두운 전망도 있다. 이렇게 되면 결혼할 젊은이들도 찾아보기 어렵게 될 것은 뻔한 일이다. 경북의 올해 상반기 혼인 건수는 6천40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2% 감소했다. ‘바이 바이 베이비’시대다.
이동욱 편집국장
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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