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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호순의 정신건강 클리닉]마음을 이해하는 방법-정신분석학적 관점에서

곽호순병원 원장 등록일 2017년08월24일 18시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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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호순병원 원장

한 사람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면, 그것만큼 귀하고 유용하고 다행스러운 일은 잘 없을 겁니다. 마음을 이해한다는 것은 같이 공감할 수 있고 공유할 수 있는 것이며 변화시킬 수도 있는 것이므로 얼마나 귀한 능력입니까. 정신치료자라면 그런 방법을 통해 그 사람이 병들고 고통스러운 마음을 치료해 줄 수도 있을 능력이 되기도 합니다.

“이유 없이 저는 불안 합니다. 저는 지금 중소기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제가 어릴 때부터 집에서 운영해 왔던 중소기업인데, 운영실적도 꽤 좋고 자금도 탄탄하고 판로도 훌륭하고 모두 탐을 내는 알짜배기 중소기업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 기업을 운영하면서 늘 불안합니다. 누군가가 와서 힘으로 빼앗아 갈 것 같기도 하고, 혹은 갑자기 불이 나서 공장이 다 타버릴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불시에 세무조사가 들이닥쳐서 큰 세금을 물어내야 할 것 같기도 한, 그런 근거 없는 불안이 늘 나를 괴롭힙니다.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이 중소기업 젊은 사장은 “이유를 모르겠다”고 하지만 정신분석 방법으로 분석해 보면 이 젊은 사장이 불안해하는 것에는 분명히 이유가 있습니다. 이 사장이 어릴 적 서넛 살 무렵에 어머니가 이 기업을 만들고 운영하고 기반을 잡으셨습니다. 즉, 어머니가 여자 사장이셨던 것이지요. 어머니는 강한 분이셨습니다. 대부분 어머니가 노력해서 만들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아버지는 매우 부드러운 분이셨습니다. 소위 법 없이도 살 사람이셨지요. 아버지는 기업의 운영에 전혀 관여치 않으시고 관심도 없으신 분이셨습니다. 다른 관점에서 아버지를 평가해 보면 기업의 운영에 있어서는 무능하고 소심하고 자격이 부족했다는 말이 되기도 합니다. 어린 아들은 아버지의 그림자보다도 강한 어머니의 치마폭 속에서 보호를 받으며 커 왔습니다. 즉, 현재의 모든 것은 어머니가 만들어 주신 것이지요. 이제 장성 하여 그 기업체를 물려받았으나 이 아들의 마음속에는 ‘이것은 내 것이 아니야. 어머니가 잘 만들어 놓은 밥상에 나는 그냥 숟가락 하나 걸쳐 놓은 것뿐이야’라는 생각이 늘 자리 잡고 있었겠지요. 그러나 이런 생각이 감추어져 있다는 것을 이 아들은 전혀 알 수가 없는 것입니다. 왜냐면 그런 양심의 소리는 마음속 깊이 숨어 있어서 일상적인 의식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것이지요. 이것을 무의식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그 마음속에 깊이 자리 잡은 무의식이 바로 현재의 이 사람의 심리적 현상을 만들어 냅니다. 정리하자면, 현재 이 젊은 중소기업 사장이 괴로워하는 ‘이유 없는 불안’은 어릴 때부터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었던 무의식이 지금 작동하여 불안을 느끼게 하는 겁니다. 이 사람의 마음속에는 “이 기업은 내 것이 아니야. 내가 노력하고 투쟁해서 얻은 결과물이 아니고 나는 그냥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것뿐이야. 그래서 어떤 큰 힘이 나타나서 내 것이 아니라고 빼앗아 갈지도 몰라. 만약 그런 일이 생긴다면 나는 나약해서 아무 방어도 못 할 것이야”라는 무의식의 갈등을 가지고 있었으니, 늘 알 수 없는 불안과 두려움이 자기를 힘들게 해 왔던 겁니다.

현재 나타나고 있는 심리적 현상을 현재의 이유보다 과거의 이유에 그 원인을 찾으려고 분석을 하면서 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려는 학문을 정신분석학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정신분석학에서는 ‘모든 정신활동은 그 이유가 있다. 단지 이유를 모를 뿐이다. 그 이유는 바로 그 사람을 지배하는 무의식에서 출발한다’라고 설명하기도 합니다. 자신이 몰랐던 자신의 무의식을 깨닫게 하고 그것을 변화시켜서 마음의 평화를 찾도록 인도해 가는 과정이 바로 정신분석적 정신치료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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