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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완견 목줄 채우고···세 살배기 아들 숨지게 한 계모·친부 첫 공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등록일 2017년08월24일 20시55분  
160㎝ 조금 넘는 키에 쑥색 수의, 동그란 안경을 쓴 22살의 앳된 A씨(여)는 짜증 섞인 목소리로 답했다. 황색 반소매 수의에 뿔테 안경을 쓴 남편 B씨(23)는 내내 고개를 숙이고 두 손을 모았다. 애완견에 사용하는 목줄을 세 살배기 아들에게 채워 목 졸림에 의한 질식으로 숨지게 한 계모 A씨와 친부 B씨는 24일 오후 2시 대구지법 서부지원 33호 법정에서 제1형사부(조현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등의 혐의에 대한 첫 공판에서 이런 모습이었다.

검사가 읽어내린 공소사실을 통해 경찰 수사 단계에서 알려지지 않은 학대행위가 그대로 드러났다.

B씨는 2014년 12월 아들을 낳은 뒤 전처와 이혼했고, A씨와는 2015년 6월 혼인신고를 했다. 이들 사이에는 8개월 된 딸도 있었다.

부부는 6월 중순부터 7월 12일까지 애완견 마르티스에 쓰던 115㎝ 길이의 목줄을 채워 유아용 침대 모서리 기둥에 묶어두는 방식으로 학대했다. 침대에서 자꾸 떨어지는 데다 주변을 자꾸 어지럽게 한다는 이유에서다.

부부는 7월 11일부터 다음 날 새벽 3시까지 거실에서 맥주와 보드카를 마시며 술판을 벌였고, 아들이 질식으로 숨진 사실도 모르고서다. 부부는 숨진 아들을 발견해놓고서도 7시간 후에 119에 신고하면서 범행을 숨기기도 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들이 미워서 목줄을 채웠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부부의 학대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영유아 검진을 받지 않거나 놀다가 다쳐도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다. 플라스틱 빗자루나 손 등으로 머리를 폭행하기까지 했다.

특히 지난 5월에는 1박 2일 여행을 가면서 아들을 집에 내버려두기도 했다. 6월 중순부터는 하루에 한 끼만 먹였고, 7월께는 영양 결핍 상태가 됐다. 몸무게가 또래보다 5㎏ 적은 10.1㎏이었고, 몸집도 10㎝ 이상 작은 85㎝에 불과했다.

부부는 둘 사이에서 태어난 8개월 딸에게는 학대행위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참여재판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힌 부부의 국선변호인은 9월 21일 오전 11시 10분 진행되는 2차 공판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할지를 밝히겠다고 재판장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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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준수 기자

    • 배준수 기자
  • 법원, 검찰청, 경찰청, 의료, 유통을 담당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