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인 호미곶에서부터 이번 여행을 시작합니다.

파도 소리를 친구삼아 구만리 어촌길을 걷다 보면 바다에 떠 있는 수중등대를 발견하게 됩니다. 평상시에도 거친 파도로 악명 높은 교석초 에 외롭게 작은 등대 하나가 있습니다.

이 수중등대는 100여 년 전 일본 도쿄 수산강습소 실습선이 거친 파도에 좌초하면서 교관 1명과 학생 3명이 조난 당한 사고 이후 세워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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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 바위

수중등대가 보이는 해안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독수리 바위 표지판이 보입니다. 해안가엔 독수리 형상을 한 바위가 날개를 접은 모습으로 근엄하게 앉아 있습니다. 일몰 시간에 보면 더욱 멋진 독수리 바위지만 가는 길이 멀어 다시 걸음을 재촉합니다.

대동배 1리에 들어섭니다. 이 곳에는 아홉 마리 용이 승천할 때 굴을 아홉 개나 뚫었다는 전설이 있는 구룡소가 있습니다. 파도칠 때 그 굴로 유입된 바닷물이 용이 불을 뿜어내는 것 같고 그 소리가 천지를 울리듯 우렁차다고 하니 파도가 거친 날 꼭 한 번 와봐도 좋을 겁니다.

한참을 걸어 연오랑세오녀를 일본으로 싣고 갔다는 전설이 있는 검둥바위가 있는 곳까지 왔습니다. 두 사람이 일본으로 떠난 후 신라에는 해와 달이 없어졌지만 연오랑이 준 비단 덕분에 해와 달이 다시 생겼다는 설화입니다. 검둥바위를 시작으로 해안가를 따라 데크길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호미곶 해안을 따라 바다를 보며 걸을 수 있는 호미곶 해안 둘레길입니다.

데크길을 걷다 만나게 되는 하선대는 옛날 용왕이 매년 칠석날 선녀들을 초청하여 춤과 노래를 즐겼다는 전설이 있는 바위입니다.

데크길을 또 다시 걷다 보면 곧 흰디기 라는 이상한 이름의 바위를 보게 됩니다. 힌디기는 옛날 성이 노 씨인 사람들이 처음으로 정착하여 살면서 흥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유래 되었다고 합니다. 흰 돌이 많은 것은 화산활동이 많았던 지역이라 화산성분의 백토 형성되었기 때문인데요. 큰 구멍이 있는 흰 바위는 소원을 빌면 부자가 된다는 전설이 있으니 가던 길을 멈추고 소원을 한번 빌어 볼 일입니다.

오늘 해파랑길 코스는 해안을 따라 걸으며 여러 전설과 설화를 만나 볼 수 있는 길이었습니다. 이번 주말 전설과 설화가 있는 해안 길을 따라 걸어보셔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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