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깃대령서 동북 방향, 비행거리 250여㎞…靑 "개량된 300㎜ 방사포 추정"

북한이 한미 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엿새째인 26일 강원도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발사체를 3발 쏘며 무력시위를 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오늘 오전 6시 49분경 강원도 깃대령 일대에서 동북 방향의 김책 남단 연안 동해상으로 불상의 단거리 발사체 수 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비행거리는 약 250여km로, 추가 정보에 대해서는 한미가 정밀 분석 중”이라며 “대통령에게는 관련 사항이 즉시 보고됐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쏜 발사체는 모두 3발로, 이들 가운데 첫 번째와 세 번째 발사체는 200㎞ 이상 비행했으나 두 번째 발사체는 발사 직후 폭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서면 브리핑에서 “북한이 오늘 발사한 불상의 발사체는 현재로서는 개량된 300mm 방사포(대구경 다연장포·Multiple Rocket Launcher)로 추정되나 정확한 특성과 재원에 대해서는 군 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는 달리, 미군 태평양사령부는 북한의 발사체를 탄도미사일로 추정했다. 탄도미사일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결의상 발사 금지 대상이지만, 포탄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태평양사령부는 북한이 약 30분에 걸쳐 탄도미사일 3발을 쐈다며 이들 가운데 첫 번째와 세 번째 미사일은 비행에 실패하고 두 번째 미사일은 발사 직후 폭발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북한 발사체 발사의 실패 여부에 관해서는 한미 양국 군이 정밀 분석 중”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발사체를 쏜 깃대령은 강원도 원산 남쪽 안변에 있다. 단거리 스커드, 중거리 노동미사일 등이 실전배치된 미사일 기지가 있는 곳이다.

북한의 발사체 발사는 지난달 2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2차 시험발사를 감행한 지 29일 만이다.

북한이 이번에 300㎜ 방사포를 발사한 게 사실일 경우 성능 개량을 위한 시험으로 보인다. 300㎜ 방사포의 최대 사거리는 200㎞로 알려져 있는데 이번에 쏜 발사체 중 일부는 250여㎞를 비행했기 때문이다.

300㎜ 방사포의 사거리를 250㎞ 이상으로 늘릴 경우 군사분계선(MDL)과 가까운 곳에서 쏘면 수도권 전역과 육·해·공군 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대뿐 아니라 경북 성주의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까지 사정권에 들어간다.

이에 따라 북한이 유사시 사드를 무력화하기 위해 300㎜ 방사포의 사거리를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사드는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는 있어도 포탄을 요격할 수는 없다. 패트리엇과 같은 다른 요격미사일도 마찬가지다.

북한이 쏜 발사체가 탄도미사일일 경우 비행거리만 보면 사거리 약 300㎞의 스커드-B이거나 그 개량형일 수 있다. 고체연료를 쓰는 단거리 미사일 KN-02의 개량형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 발사체의 정체가 무엇인지 아직 알 수 없지만, 발사 직후 폭발하는 등 불안정한 양상을 보인 만큼, 곧 추가 발사에 나설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또한 북한의 이번 도발은 시기 측면에서 한미 양국 군의 연례적인 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에 대한 반발 차원으로도 해석된다. 북한은 해마다 UFG 연습에 맞춰 다양한 도발을 감행해왔다.

한미 양국 군은 지난 21일부터 오는 31일까지 UFG 연습을 진행 중이다. 이번 훈련에는 우리 군 5만여명과 미군 1만7천500여명(해외 증원병력 약 3천명 포함)이 참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으로 ‘괌 포위사격’을 할 수 있다고 위협한 북한이 단거리 발사체를 쏴 중·저강도 도발을 함으로써 정세 관리를 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잇단 경고에도 북한이 또 다시 도발을 감행했다는 점에서 핵·미사일을 비롯한 무력 강화에 집중하는 ‘마이웨이’ 행보를 재확인한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청와대는 이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직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주재하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소집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합참은 “우리 군은 북한군의 추가 도발에 대비하여 감시 및 경계를 강화한 가운데 관련 동향을 추적하며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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