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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순열 도로교통공단 경북지부

근래에 운전하다 보면 회전교차로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회전교차로가 증가하는 추세는 외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영국의 경우 1만8천여 개소, 프랑스는 3만여 개소를 설치·운영하고 있으며 계속 확대 설치하고 있습니다. 호주 역시 2천여 개소의 회전교차로가 설치되어 있고, 미국 인디아주 카멜지역은 인구가 약 8만의 작은 도시에 80여 개의 회전교차로를 설치하여 운영 중에 입니다.

국내에는 회전교차로 설치사업을 2010년부터 시작하여 2016년까지 461개소가 설치되었습니다. 회전교차로가 가장 많이 설치된 지방자치단체는 제주특별자치도로 95개가 설치되었습니다. 정부는 올해에도 23개소를 설치할 예정이고 2022년까지 해마다 100개씩 추가로 설치할 계획입니다.

회전교차로는 일반 신호교차로와 달리 별도의 신호 없이 원형의 교통섬을 중심으로 차량이 도로의 흐름에 따라 원을 그리며 이동하는 방식입니다. 원형의 교통섬을 우회하려면 차량이 자연스럽게 서행하기 때문에 기존 신호교차로 대비 교통사고를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고, 신호대기 시간이 없어 불필요한 공회전으로 인한 연료소모와 배기가스 배출을 절감할 수 있는 선진화된 모델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회전교차로는 자연재난으로 도로교통망의 신호체계가 마비되더라도 차량 흐름에 장해가 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는 2011년 대지진을 겪은 일본이 회전교차로에 관심을 쏟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뿐 아니라 회전교차로는 소통이나 안전 이외에 유지·관리 및 교통 환경 측면에서도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별도의 신호시설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신호운영이나 유지·관리에 따른 비용이 들지 않고, 중앙의 교통섬을 조경시설로 이용해 도시 미관을 증진하는 효과까지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점차 고령화되는 사회에서 회전교차로는 고령 운전자들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고령 운전자들은 개선된 안전성으로 인해 회전교차로의 이득을 볼 수 있습니다. 고령 운전자들은 다른 연령대보다 교차로에서 발생하는 사고가 잦습니다. 고령 운전자들의 교차로 사고는 주로 우선권 및 양보에 대한 판단착오에서 나타나는데, 회전교차로에서는 모든 교통의 흐름은 같은 방향이고, 기존의 교차로보다 느린 속도이기 때문에 우선권 및 양보의 판단착오가 회전교차로에서는 덜 심각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여러 가지로 효과가 있다고 해서 회전교차로를 마구잡이로 설치할 수는 없습니다. 교통량이 적은 신호교차로의 경우 불필요한 신호대기시간이 길어 신호 통제의 실효성이 낮은 교차로가 적당하고, 신호등 없는 교차로의 경우 통행우선권이 명확하지 않아 교통사고가 잦은 교차로가 회전교차로 설치 대상입니다. 회전교차로 설치 조건은 소형의 경우 교차로 전체 통과 교통량이 1일 1만2천 대 미만, 1차로형은 2만 대 미만, 2차로형은 3만2천 대 미만인 지역에 설치가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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