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희망을 생각하며, 무슨 참된 예언,
무슨 결정적인 입맞춤을 마음속에 묻고
버림의 원인들, 지혜의 원인들을 찾아야 하나?
한없이 소용돌이치는 물 위에서 부드럽게 안전하게 있으면서.

영원한 안전을 위해 헐벗은 어깨에 무슨 날개를 달아야 하나?
꿈의 새로운 천사가 가진 강하고 빠른 그런 날개를.
그리하여, 죽음의 별 사이에 있는 그 길이 수일, 수개월,
수세기 전부터 시작해온 맹렬한 비상의 길이 되도록.

어쩌면, 의심이 많고 열망이 많은 존재들의 천성적인 연약함이
갑자기 이 땅의 공간과 시간에 머물려고 찾는 것인지 모른다.(후략)





감상) 그것을 그늘이라 이름 지었습니다. 그것은 겉은 딱딱하고 속은 음흉합니다. 반으로 자르면 너무나 새하얘서 그 속으로 걸어 들어가고 싶어집니다. 혀끝에 대보면 혀가 녹아내릴 듯 부드럽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마음을 정하고 그 안으로 한 발짝만 다가가면 그것은 제 형체를 숨겨버립니다. 그것에게 고백은 언제까지든 유보해야합니다.(시인 최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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