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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스런 담배그림과 도시의 미(美)

윤용섭 삼국유사사업본부장 ㅊ 등록일 2017년08월29일 17시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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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용섭 삼국유사사업본부장

신은 자연을 만들었고 인간은 도시를 만들었다고 한다. 도시야말로 인류 문명의 꽃이다. 꽃 피고 새 우는 농촌이 우리의 고향이고 이상향이지만, 한 문명의 발달과 그 발달의 특징은 도시에서 나타난다. 그래서 세계 각국이 쌓아 올린 문명의 수준은 그 나라의 도시에 의하여 판명되며 좋은 도시일수록 자연을 빼닮는다.

유럽이 아름다운 것은 그 도시가 아름답기 때문이다. 도시에 숲과 물이 있고 새들이 우지진다. 지금은 많이 나아지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도시 정부는 예술 감각이 부족하다. 미관(美觀)과 색채가 도시의 중요한 요소건만, 건물도 도로도 다리도 아직은 실용적일 따름이다. 아름다운 도시는 시민의 정서를 착하고 풍성하게 하며, 매사에 긍정적이며 타인을 배려하게 한다. 그리고 도시와 일의 생산성을 높인다.

필자는 원래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그래서 담뱃값이 오르고 흡연행위에 대하여 갖가지 규제가 가해져도 ‘나의 일’이 아니었다. 다만, 그들이 세금을 잘 내는데 너무 설움을 받는 것은 아닌가하고 흡연자에 대한 정부의 처사가 불공정하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다. 어느 날 마트에 놓인 담뱃갑에 그려진 흉측한 그림을 보고 너무나 불쾌하고 끔찍스러웠다. 담배가 건강을 해친다는 경고 그림을 그려 넣는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이만큼 잔인한 그림을 그려 넣을 줄은 몰랐다. 그렇게 해로우면 만들지도 말고 팔지도 않으면 될 게 아닌가! 어떤 이유에서든 담배전매로 막대한 재정수입을 올리는 입장에서, 자신의 건강을 해치면서도 또 많은 세금을 내면서도 즐기겠다는 시민이라면, 그냥 편안히 피우게 하면 어떨까? 담배가 건강에 해롭다는 사실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담배를 국가가 인정하고 안 하고는 정책 의지에 달렸다. 대마초도 미국의 많은 주와 유럽의 몇 나라에서는 인정되고 있다. 우리 정부는 담배를 허용하되, 생산을 국가에서 하고 막대한 전매수익을 올린다. 그러면 흡연자에게 미안해서라도 이왕 피우는 담배, 기분 좋게 피우게 해야 한다고 본다. 담뱃값의 대폭 인상이 있었으나, 담배소비를 별로 줄이지 못했다. 그림도 아마 그럴 것이다. 효과 없이 도시의 분위기만 아름답지 못하게 할 공산이 크다.

담배 연기가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에게도 많은 피해를 주듯이, 경고그림도 그럴 것이다. 마트에 진열된 끔찍스런 그림은 그곳을 사용하는 일반소비자들도 불쾌하게 한다. 하물며 아르바이트 생들처럼, 어쩔 수 없이 늘 보아야 하는 판매자는 어떨까?

그리고 담배가 해로운 것은 알지만, 과장 되었다. 과문해서인지 담배로 인해서 얼굴이 그렇게 흉측하게 변한 사람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프락시보 효과라고 하든가. 별것 아닌 음료도 기분 좋게 마시면 몸에 좋을 수 있고, 건강에 좋은 식품도 기분 나쁘게 먹으면 탈이 날 수 있다. ‘마음이 일어나면 갖가지 일이 일어나고 마음이 사라지면 갖가지 일이 사라진다(心生則 種種法生 心滅則 種種法滅)’고 ‘대승기신론’에서도 말했다.

담배 그림뿐이 아니다. 제발 국민의 섬세한 감정도 고려할 줄 알고 소수 약자의 권익까지도 배려하는 인간다운 세상이 되었으면 한다. 아름다운 도시는 정부와 국민의 따뜻한 인간미와 예술 감각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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