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30일 내년 국민투표를 할 개헌안에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을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헌법에 지방분권을 강화하는 조항과 함께 제2 국무회의를 신설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연방제에 버금가는 강력한 지방 분권제를 만들겠다”고 말한 연장선으로 본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김 장관은 이날 언론에 출연해 “그동안은 중앙정부가 끌고 가고 지방은 따라가기만 했다”며 “앞으로는 지방에도 돈을 어디에 쓸지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도록 재정권을 줘야 한다. 또 공무원 숫자나 직급을 스스로 결정하도록 자치조직권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4일 청와대 본관에서 17개 광역지자체장과 간담회를 열고 “지난 대선 때 수도권과 지방이 상생할 수 있는 강력한 지방분권 공화국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고 했다. 개헌은 너무나 고난도 작업이기에 개헌에 중대한 축의 하나인 대통령도 적실한 대응이 요구된다. 역대 대통령은 개헌 추진을 개헌 그 자체에 있지 않고 정략적인 정국 전환용으로 내놓으면서 무위로 돌아갔다.

지난해 여야가 만든 국회개헌특별위원회는 어제 부산에서 개헌 국민토론회를 열었다. 지금까지 국회에서 뚜렷한 운영 성과는 없는 형편이다. 구체적인 개헌 논의가 필요하다.

개헌은 그 자체에 목표를 두고 추진해야 개헌 추진이 성공 가능성이 있다. 1987년 6월 민주화 항쟁의 산물로서 탄생한 현재의 헌법, 이른바 ‘87 체제’가 사회의 변화와 발전에 맞춰 보완돼야 한다는 개헌당위론이 일부 학계와 정계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다. 국회 개헌 특위가 개헌 문제에 대한 전문가와 시민사회 의견 수렴을 어제부터 시작한 것은 적절하다.

우리나라는 중앙집권이 너무 심해 지방의 활력이 떨어지는 문제를 안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지역 간 불균형의 문제도 헌법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 자치입법권과 자주 재정권 보장 등 지방 자율성을 대폭 강화하는 방향으로의 개헌이 이번 전국 개헌 국민토론회를 통해 국민적 공감대를 확대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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