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재석(포항시 남구 청림동)

포항에서 유통업과 대리운전업을 겸하고 있는 관계로 일반 직장인보다 야간운전, 장거리 운전이 많은 편이다.

운전 일을 하고, 야간운전이 잦다 보니 도로 노면에 그어진 차선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더 크게 느끼곤 한다.

특히 비가 내리는 날 하게 되는 야간운전에 있어 차선은 마치 항해하는 배에 있어 등대와도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차선의 유지관리가 지역에 따라, 도로의 종류에 따라 차이가 너무 나는 것 같다. 즉 고속도로, 국도, 시내 도로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다.

단지 개인적 느낌의 차이일 수도 있겠지만, 실제 운전 경험으로 보기에 고속도로 차선과 비교하면 국도나 시내 도로는 그다지 밝지가 않고, 비라도 내리는 날에 야간운전을 하다 보면 그 차이가 엄청나게 심하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페인트의 차이인지, 도로관리 기관의 예산상의 문제인지, 아니면 도로 관리기관마다 관심의 문제인지는 알 수가 없다.

한 번은 택시를 탔다가 마침 차선이 선명한 포항 시내 구간을 지나면서 택시기사님과 도로의 차선 밝기를 주제로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그 기사님은 “서울 경기 쪽은 대체로 이 정도로 밝다면서 지방도시의 차선관리에 대해 심히 불만을 느끼고 있었다. 또 토목공사를 하는 한 지인으로부터도 관련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차선이 어두운 이유에 대해 그는 ”도료(페인트)에 섞인 유리알이 전부 떨어져 나가고 ‘그냥 페인트’만 남아 있기 때문에 낮에는 멀쩡해 보이지만, 밤이 되거나 특히 비가 내려서 도로 노면이 젖으면 더 어두워져 차선의 기능을 못 하는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다 그는 “여러 단계의 하도급 과정을 거치다 보니 실제 공사금액의 50% 선까지 하도급 단가가 내려가는 경우도 봤다는 말까지 덧붙여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애당초 부실하게 시공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말로 들렸다. 방송 등에서 여러 차례 불량차선에 대해 보도되는 것을 보면 보면서 ”이제 좀 좋아지려나 하고 기대해보지만, 매번 그뿐인 건 무슨 이유인지.

정말로 앞서 택시기사의 말처럼 서울·경기도 쪽 도로와 여타 지방도시의 차선이 다르다는 말이 사실인지, 다르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관계기관은 확인하고 벤치마킹을 해서라도 개선방안을 찾아주기 바란다.

차선은 국민의 안전에 관한 일상의 문제다.

운전자들의 안전의식, 그리고 교통경찰의 수고, 거기에 좋은 시설까지 더해질 때 국민이 느낄 체감 안전도는 제대로 높아질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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