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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승대 경북동부경영자 총연합회 회장

지난해 미국 대선판을 뒤흔들며 세계 각국 주요 선거의 최대 골칫거리로 떠오른 가짜뉴스가 요즘 들어서는 글로벌 기업과 국내기 업들까지도 위협하고 있다.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스타벅스와 코스트코 등 글로벌 기업들이 가짜뉴스의 집중적인 공격을 받은 사실이 있다고 지적하고 이에 따라 기업들도 가짜뉴스와 맞서 싸우기 위한 대책을 마련 중 이라고 전했다. 

스타벅스는 자사 광고를 가장한 가짜 트윗으로 홍역을 치렀다. 드리머 데이(Dreamer Day)라는 제목을 단 이 가짜광고는 스타벅스가 미국 불법 이민자들에게 음료를 무료로 제공한다고 선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번 사건은 SNS가 기업의 명성에 얼마나 타격을 줄 수 있는지, 기업들이 가짜뉴스에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인터넷에 떠도는 소문의 진위를 밝혀주는 ‘스놉스닷컴’(snopes.com)에 따르면 최근 한 주간 ‘인기 가짜뉴스’ 상위 50건 가운데 무려 12개가 기업과 관련 가짜뉴스였다. 여기에는 미국 뷰티멀티숍 업계 점유율 1위인 ‘얼타(Ulta)’가 매각 후 문을 닫는다는 것에서부터 마이크로소프트의 비디오 게임기 엑스박스(Xbox) 오작동으로 디스크가 튀어나와 10대를 죽였다는 ‘괴담’ 등이 포함됐다. 

이제 가짜뉴스는 ‘강 건너 이슈’가 아니다. 국내는 물론 지역사회의 안방까지 점령하려 하고 있다.

국내 대표보안기업 안랩은 가짜뉴스와 SNS 악성루머에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랩은 최근 “인터넷 상 표현의 자유를 존중한다는 의미에서 각종 가짜뉴스나 SNS 악성루머에 대한 대응을 자제했으나 다시 늘어나는 가짜뉴스나 SNS 루머로 인해 허위사실이 진실로 둔갑하고 기업의 명예를 훼손하는 정도가 심각해 법적 대응을 진행한다”라고 선언했다.

또 서울대언론정보연구소는 ‘사실이 검증된 진실한 뉴스제공’을 위해 를 개설, 각 언론사의 보도내용을 실시간으로 판단 팩트 여부를 제공하고 있으며 JTBC뉴스등 언론에서도 자체적으로 팩트 체크 팀을 신설해 사실 보도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치권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얼마 전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포털사이트와 SNS 사업자가 가짜뉴스임을 확인하고 즉각 삭제하지 않으면 과태료를 물리는 내용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지역기업들 고민도 요즘 더 깊다. 세계적인 철강경기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다 악성루머와 왜곡된 뉴스로 피해를 입고 있다. 글로벌시장 개척을 위해 기업 고유의 생산과 마케팅에 주력해도 모자랄 시간에 발목을 잡는 ‘진실되지 못한’ 일부 보도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예를 들어 예전에 이슈가 된 내용을 다시 재탕 삼탕으로 언급해 포털사이트에 올리거나 사실관계를 아예 확인치 않고 무차별적으로 대량 유포해 해당 기업은 물론 현장에서 땀 흘리며 일하는 근로자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있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인터넷 언론의 수가 증가하면서 인터넷 언론의 잘못된 보도 때문에 발생하는 피해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자체 조사 보고서를 내고 인터넷 언론의 가장 큰 문제로 자체 검증 기능 부족에 따른 기사 신뢰성 약화와 클릭 수를 높이기 위한 선정적·낚시형 제목을 지적하고 있다.

물론 보도내용의 진실 여부는 법적 절차를 통해 밝혀지겠지만 ‘아니면 말고’식의 무책임한 혹은 의도적인 보도는 새롭고 진실한 소식을 전하는 ‘NEWS’의 본질과는 너무 먼, 요즘 유행어가 된 또 하나의 적폐(積弊)라고 할 수 있다.

자치단체도 기업유치를 위해 발 벗고 뛰는 것도 좋지만 정작 집토끼가 겪고 있는 어려움을 더 세심히 살피고 다시 한 번 격려의 포옹을 아끼지 않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 노력은 시민과 사회단체 언론이 함께 할 때 더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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