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표병관 (사)몸과문화 이사장
‘내가 잠든 사이에 내 고향 대구에 공항이 사라졌다’ 영화 제목 같지만, 현재 대구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세계 어디에도 인구 200만이 넘는 도시에서 있는 공항을 없앤 경우는 없다.

있다면 ‘인’에서 ‘인’으로 이동하는 것뿐이다. 공항은 4차산업의 플랫폼이자 모든 산업의 허브다.

그래서 인류 최고의 발명품을 도시와 공항이라고 말한다. 이런 관점에서 대구 공항을 바라본다면 보물 중에 보물이요 소중한 자산이다. 도시 중심에 공항이 있기에 에어로트로폴리스가 아니라 세계 최고의 에어시티가 될 수 있는 조건을 기적처럼 가지고 있다.

대구 공항을 없애는 이유는 두 가지다. 11전투비행단의 소음으로 동구 주민의 고통이 심해, 군 공항만 이전한다면 신규 공항지역에 메리트가 없어 민간공항을 덤으로 준다는 것이다. 둘째 현재 대구 공항이 너무 대구 중심에 있어 도시 발전을 저해한다는 이유다. 두 번째부터 지적한다면 도심 중심에 있다는 건 향후 엄청난 강점이 될 수 있다는 것,

공항 주변을 한·중·일 물류단지로, 생활소비재·도소매 센터와 함께 운영한다면 세계적인 온·오프라인이 판매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공항마켓이 될 수 있다.

그리고 항공정비사업 MRO을 하기엔 대구가 지리적으로 가장 뛰어나다고 항공전문가들이 분석한다는 것이다. 중국과 일본 사이의 한국, 거기서 가장 중간 점이며 도시 인프라와 제반 첨단 기술들이 이미 포진되어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첫 번째다. 동구 주민의 소음 피해를 위해 군 공항만 가면 받을 곳이 없다는 것이다. 이 지점에서 이런 질문을 받으면 숨이 막혀버린다. 정치 부재 도시이자 철저히 굴욕적이며 중앙정부의 눈치만 보는 대구로 변해있다는 걸 통감하게 된다. 대구 동촌은 6·25 때부터 전투 공항으로 사용되어왔고, 1970년부터 정식으로 50년 가까이 11전투비행단이 운영되어왔다. 대한민국 최고의 공격용 전투기를 위해,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해 지역 주민들은 사드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지독한 폭음을 묵묵히 참아왔고, K2를 대구의 한 부분으로 대구의 몸을 떼주었다.

50년이란 반백 년을 품어 주었으면 국가에 정부에게 당당하게 말하고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

부산 김해공항은 개보수 및 확장을 위해 6조 원 이상의 돈을 받는다. 그에 반해 대구는 있는 공항을 옮겨주고 공항부지 땅을 팔아 이전 공항 건설비용을 지급한다는 원론적인 ‘기부대 양여’ 방식을 불변의 법칙으로 수용하고 있다.

50년 동안 대구시가 11전투단을 품고 있었던 사실은 철저히 배제되어 있다. 국방부가 50년 동안 대구를 사용하다 떠나니 이사할 집은 대구시가 땅을 팔아 기부해야 한다는 원칙을 군말 없이 따른다는 건 정치 부재이자 정치 무능이고 굴욕이다. 전투비행단의 소음을 들으며 50년간 희생한 도시가 대한민국 어디에 있는지 물어보자. 대구는 당당하게 최소한의 약식 기부만

요구할 자격과 권리를 가지고 있다.

지역구 국회의원이 왜 존재하는가? 대구의 국회의원들에겐 분명히 말할 필요가 있다. 무능도 문제지만 더 나쁜 건 무책임한 정치인에게 공항이 사라진 대구엔 더 이상 그들의 자리가 없다는 것을 경고해야 한다.

오늘도 대구 국제공항의 활주로는 분주하다. 올해 공항 이용객이 300만 명을 훨씬 넘어갈 태세다. 저가항공사(LCC)들은 대구국제공항의 맹주를 차지하기 위해 뜨거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서울 강남에서도 대구 ~홍콩 간 저가항공을 이용하기 위해 SRT를 타고 대구로 오는 현실이다. 답은 명쾌하게 나와 있다. 김해공항도 성립하기 힘든 미주 유럽노선은 인천에 주고 중국, 일본,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시아의 노선을 대구, 김해가 독점적으로 요구한다면 내륙의 꿈은 다시 용트림할 수 있다. ‘잠든 사이에 공항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표병관 (사)몸과문화 이사장
조현석 기자 cho@kyongbuk.com

디지털국장입니다. 인터넷신문과 영상뉴스 분야를 맡고 있습니다. 제보 010-5811-4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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