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방위 전체회의
청와대는 앞서 지난 26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서면 브리핑을 통해 “현재로서는 개량된 300mm 방사포(대구경 다연장포·Multiple Rocket Launcher)로 추정되나 정확한 특성과 재원에 대해서는 군 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일본·러시아는 이미 ‘단거리 탄도 미사일’이라고 초기 판단을 내린 상태였고 이틀 뒤인 28일에는 군 당국도 단거리 탄도 미사일일 가능성이 크다고 확인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를 두고 정가 안팎에서는 청와대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 파장을 의도적으로 축소하려 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한국당 정진석 의원은 회의에서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우기는 지록위마(指鹿爲馬)가 생각난다”며 “미국·일본·러시아가 탄도 미사일이라고 발표했는데 우리만 방사포라고 우겼다. 미사일을 대포라고 말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당 김중로 의원은 “최초 판단이 미국과 다른 어이없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안보라인 참모들이 문 대통령을 제대로 보좌하고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이번 혼선에 대해 질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철희 의원은 “미국 태평양사령부는 단거리 탄도 미사일이라고 발표했는데 청와대는 방사포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해 청와대가 미국 발표를 부정하는 것처럼 보였다”며 “보기에 따라서는 의도적으로 축소한 것처럼 볼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주석 국방차관은 “미사일 발사 궤도와 재원이 스커드 미사일과 달라서 방사포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며 “초기 정보 판단이 제한된 상황에서 청와대 안보실과 (국방부) 정보부서 간 협의가 있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