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수능 개편 1년 유예 발표
학생·학부모 혼란···졸속 논란도

교육부가 31일 2021년 수학능력시험 개편을 1년 미루기로 한 것을 두고 교육 현장에서는 ‘눈 가리고 아웅’이라는 비판과 탄식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영양지역의 모 중학교 교사 이 모(30) 씨는 “수능 개편을 1년 유예하면서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은 정책이 이리저리 바뀌어 멘붕에 빠졌다”면서 “중3 학생들이 재수하게 되면 새 수능방식에 또 혼란을 겪어야 한다는 점에서 (유예는) 임시방편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안동 옥동에 사는 중3 학부모 김 모(여·45) 씨는 “대학입시제도를 어떻게 운용할지 장기적으로 제시해줘야 학부모들도 정부 정책에 수긍한다”면서 “대입제도 전반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을 내주길 바랐는데 수능 개편안만 달랑 던져놓고 그마저도 유예하니 정부가 무능하다는 소리까지 나온다”고 전했다.

이번 수능개편 유예 발표를 두고 ‘고등학교 1학년 반색, 중학교 3학년 안도, 중학교 2학년 경악’이라고 표현했다.

특히 교육부가 30일 대통령 업무 보고에서 고교입시에서도 외국어고와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전형을 일반고와 동시에 시행하는 큰 변화를 예고하면서 현재 중2 학생은 ‘이중 폭탄’을 맞았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중3 학생들도 2015 개정교육과정으로 공부하고 2009 개정교육과정을 토대로 한 수능을 봐야 하는 문제를 떠안게 됐다.

안동의 모 중학교 진학 담당 교사는 “중2는 중3들이 새 교육과정과 수능을 겪는 모습을 보고 학습전략 등을 준비해도 되는 처지였다가 수능개편 첫 적용 학년이 됐다”면서 “2022학년도부터 고교학점제나 성취평가제 등 대입제도 전반의 변화가 이뤄지면 혼란이 더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3은 아직 혼란스럽겠지만, 현행 체제에 맞춰 고교 선택을 하면 된다”면서 “고1은 재수에 대한 부담을 크게 덜게 됐다”고 덧붙였다.

안동 모 입시 학원 대표도 “이번 발표로 중2는 고교 선택과 진학설계 전반에서 큰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면서 “교육부가 내놓은 수능개편 방안이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은 상황이라 큰 변화가 있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클 것”이라며 “중3들은 통합사회나 통합과학 등 새로운 과목에 대해 지나친 불안감을 가질 필요가 없으며, 중2들은 수능개편이 확정되는 시점에 고교를 선택하는 것이 좋겠다”고 충고했다.

정형기 기자
정형기 기자 jeonghk@kyongbuk.com

경북교육청, 안동지역 대학·병원, 경북도 산하기관, 영양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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