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장마·가뭄 삼중고로 생산 뚝···전년比 2배 이상 상승
유통업체 "장기보관 가능 품목 행사때 미리 구매" 조언

31일 이마트 포항 이동점에 배추를 비롯해 무 등이 진열돼 있다. 대다수 채소가격은 전년 대비 오른 상태다. 하경미 기자 jingmei@kyongbuk.com
추석을 한 달여 앞둔 가운데 채소가격 등이 계속 올라 서민 가계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특히 채소는 추석이 다가올수록 가격이 더 오를 가능성이 커 주부들은 어느 명절보다 제수용품 장보기가 더 겁날 것으로 보인다.

31일 이마트 포항 이동점에 따르면 이날 배추(1포기)의 판매가격은 5천98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넘게 올랐다.

배추의 단짝인 무(1개)는 지난해에 비해 3배 상승했으며, 풋고추(200g) 1봉은 2배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파프리카(1개)는 2천380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2배 이상 올랐고 애호박(1개)도 2배 상승했다.

여름 휴가철이 지났음에도 불구 금추로 불리는 상추 가격은 내릴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상추(200g)는 지난해 대비 2배 넘게 오른 2천500원으로 집계됐다.

대파(900g) 1단 역시 3천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2배 올랐다.

이처럼 대다수 채솟값이 오른 이유는 무더위와 장마·가뭄이라는 삼중고를 겪으면서 생산량이 대폭 줄어든 것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상추는 노지와 시설 모두에서 재배할 수 있지만, 고온다습한 날씨로 현재 시설재배 위주로 생산되다 보니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으며 배추(고랭지 )도 무더위와 습한 날씨 탓에 생산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허철용 이마트 포항 이동점 신선 총괄은 “지난해에는 엽채류 위주로 상승했지만, 올해는 날씨의 영향으로 대부분의 채소 가격이 올라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감자와 고구마 등 일부 채소는 보합세를 유지했다.

감자(1㎏)와 밤고구마(1㎏)·깐마늘(450g)은 2천원과 5천980원·3천480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변동이 없었다.

과일이나 소고기 등 역시 오히려 가격이 내려 대조를 보였다.

사과(2.5㎏) 1봉은 7천980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보합세였으며, 배(4개)는 전년에 비해 20% 내린 8천원으로 확인됐다.

캠벨과 거봉 포도 역시 1만3천900원과 1만원으로 전년 대비 보합세였다.

이마트는 지난해 이른 추석으로 과일 출하량이 대폭 감소했지만, 올해는 지난 2009년 이후 8년 만의 10월 추석으로 생육 기간이 길어진 것은 물론 당분간 많은 양의 비가 없는 데다 기온이 떨어져 생육 여건도 좋아 과일값이 계속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돼지고기와 소고기 가격도 전년 대비 보합세를 이뤘다.

여름 휴가철이 끝나면서 돼지고기 삼겹살(100g)은 전년과 비슷한 2천380원으로 조사됐으며 명절 선물세트 부위로 인기 있는 쇠고기 한우 1+ 갈비(500g)와 등심(100g)도 3만5천원과 9천800원으로 보합세였다.

그러나 오징어 등 일부 수산물은 어획량 감소로 가격이 올랐다.

생오징어 1마리와 생고등어(중) 1마리는 3천880원과 2천480원으로 전년 대비 30%와 20% 각각 상승했다.

한편 이 같은 현상은 추석 선물세트 본 판매 상품에도 반영됐다.

이마트는 한우와 배의 경우 전년보다 10∼30% 내렸지만, 조기·굴비·멸치 같은 수산 선물세트 가격은 어획량 감소 등으로 전년 대비 10∼20% 오를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유통업계는 제수용품 구매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여름 휴가철이 끝난 지금이야말로 일부 채소 등 장기간 보관할 수 있는 제품을 미리 구매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는 휴가철이 끝난 직후에는 소비가 줄어들어 매출 하락을 우려한 유통업체들이 대대적인 할인 행사를 펼치기 때문이다.

허 총괄은 “채소는 갈수록 비싸져 무와 같은 일부 채소나 소고기 등 장기간 보관이 가능한 제품을 대상으로 각 유통업체의 전단 행사를 꼼꼼히 살펴 가격을 비교한 후 구매해 보관하면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라면서도 “과일은 추석이 다가올수록 공급 물량이 늘어나 가격이 내릴 가능성이 커 최대한 늦게 사는 것이 좋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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