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제일고 반발에 원점 재검토···예천서 "오락가락 교육행정" 비난

내년 3월 1일 개교하는 도청 신도시 내 고등학교 교명을 두고 논란을 끊이지 않고 있다.
내년 3월 도청 신도시에 개교 예정인 ‘경북 제일고’의 교명을 두고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경북교육청은 5월 2일 예천 감천 중고 전태식 교장을 위원장으로 안동·예천 지역 학부모와 동창회 등 13명의 교명 선정위원회를 구성해 교명 공모를 통해 접수된 120건 중 63건의 교명을 두 차례에 위원회를 열었다.

교명 선정위원회는 7월 11일 ‘단샘고’,‘경북 제일고’,‘ 신 경북고’,‘ 웅비고’ 등 4개 교명을 선정해 경북교육청에 추천했으며, 경북교육청 교명 선정위원회는 7월 20일 ‘경북 제일고’로 최종 선정했다.

이 같은 경북교육청의 결정에 제일 먼저 영주제일고가 들고 일어났다.

지난 9일 동창회 사무실에서 역대 총동창 회장과 고문, 기수별 임원, 장욱현 영주시장과 중앙고등학교 총동창회 사무국장과 대회협력국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임원회의를 열고 경북 제일고등학교 교명 사용 변경 요청서를 작성해 11일 경북교육청에 제출했다.

도청 신도시에 들어설 경북 제일고와 영주제일고의 교명이 비슷한 데다 차로 30분 거리에 있어 상대적으로 영주제일고 학생들이 위축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조관섭 영주제일고 총동창 회장은 “신 도청 지역에 신설되는 고등학교 교명이 경북 제일고등학교로 결정돼 영주제일고등학교가 상대적으로 위축되는 현상을 가져올 수 있고 4만여 동문을 배출한 학교와 영주 지역에 대한 모독이라”고 지적했다.

여기다 정치권까지 가세했다.

박성만 경북도의원(영주 2선거구)은 “개인은 동명이인이 많지만, 학교는 역사와 전통, 동문의 삶이 녹아 있는 곳이기 때문에 함부로 교명을 바꾸거나 비슷한 이름을 사용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이웃 동네의 정서를 고려 하지 않은 경북교육청의 일방적인 횡포에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경북교육청은 애초 공모과정을 통해 선정된 만큼 ‘경북 제일고’ 사용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영주 지역의 반발이 거세지자 17일 이영우 교육감은 재심의를 걸쳐 30일 ‘경북일 고등학교’로 교명을 다시 선정했다.

이번에는 예천군이 반발하고 나섰다.

예천 지역 주민들은 원점에서 재검토한다는 경북교육청의 발표에 교명 공모에 참여한 도민들을 불쾌감과 신뢰가 떨어지는 이중 교육행정은 도민들을 우롱하고 신뢰성이 없는 기관 전락했다며 비토했다.

예천군의회는 전국에서 제일 고 고명을 사용하는 학교만 40여 개에 이르는 만큼 1일 도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선정 위원회가 심사 수고한 ‘경북 제일고’ 교명을 그대로 사용할 것을 강하게 주장하는 기자 회견을 열 계획이다.

예천군 의회 한 의원은 “도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위원회를 거친 교명을 함부로 바꾸는 이영우 교육감은 도민들을 우롱하고 오만한 행동으로밖에 볼 수 없다” 며 “ 당초 원안 되로 확정 발표한 경북 제일고로 교명을 사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형기 기자
정형기 기자 jeonghk@kyongbuk.com

경북교육청, 안동지역 대학·병원, 경북도 산하기관, 영양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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