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시간에 시를 쓰고
선생에게 머리를 쥐어박힌다

자연시간에 시를 쓰고
선생에게 손바닥을 맞는다

사회시간에 시를 쓰고
선생에게 조롱당한다

국어시간에 시를 쓰고
선생에게 참견 받는다

나는 선생이 싫어
세상의 모든 선생들이 나는
미워 죽겠어, 라고 쓰는
열등생




감상) 내가 왜 가을을 싫어하는지 몰랐다. 유리 안에서 수다를 떨며 바깥을 내다보는 사람들이 색색들이 옷을 입고 관광버스를 타는 사람들이 이번 주말엔 어디 좀 갈까, 서로 전화하는 사람들이 한 점 열등감 없이 그 안에 군림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걸 전에는 몰랐다.(시인 최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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