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총장 고소·고발에 홍보영상물 제작비 과다 책정
횡령 혐의·폭행 등으로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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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권 4년제 사립대학들이 전·현직 총장 고발 등의 내홍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대구가톨릭대는 5월 초부터 교수 등으로 구성한 조사팀을 가동하고 있다. 2014년 개교 100주년을 기념하는 영상물 제작 등 사업에 19억여 원을 들였는데, 일부 사업 진행 과정에서 업체에 비용을 과다하게 줬다는 내부 문제 제기 때문이다.

학교당국은 이 과다비용 집행이 업무미숙 때문이었는지 다른 잘못이 있었는지 명명백백하게 밝힌다는 입장이다. 잘못이 발견되면 형사고발 등의 조치도 고려하고 있다.

최곤 대가대 홍보팀장은 “올해 홍보영상물 제작을 위해 견적을 받던 중 2014년 100주년 영상 제작비와 가격 차이가 크다는 지적에서부터 대대적인 조사가 시작됐다”면서 “특정인을 징계하기 위한 절차는 아니다”라고 했다. 

홍덕률 대구대 총장은 2012년에 이어 최근 업무상 횡령 혐의로 또 피소됐다. 홍 총장은 2012년 11월 20일 업무상 횡령, 사립학교법 위반 혐의로 피소된 이후 2015년 2월 26일 벌금 1천만 원의 형을 확정받았다. 

대구대 재단인 학교법인 영광학원 정상화와 관련한 법률자문료 4억4천여만 원을 재단 회계가 아닌 교비 회계로 지출한 혐의가 유죄로 인정된 것이다. 

대구대 전 교수 등은 지난달 29일 홍 총장을 교비 횡령 혐의로 대구지검에 고발했다. 고발인은 교비 2~3억 원을 교원 임면(해고 등) 관련 법률비용으로 불법 사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구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이영상)에 배당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정정석 대구대 홍보팀장은 “고발장에 적시된 것과 같은 불법행위를 한 바가 전혀 없다. 홍 총장을 끊임없이 흔드는 이들의 무리한 주장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영남대 사정도 만만찮다. 지난해 10월 중도 사퇴한 노석균 전 총장에 대한 징계절차와 더불어 검찰 고소까지 이어지면서 갈등의 골이 깊다.

학교법인 영남학원은 지난해 2월 영남대에 대한 특별감사를 벌여 노 전 총장 등이 관사 이사 부대비용을 과다 청구해 학교에 1억여 원의 손실을 입히고 부실하게 재정운용을 했다는 이유로 4월 19일 이사회를 열어 중징계(해임)할 것을 영남대에 통보했다. 

영남대는 지난달 7일 교원징계위원회 2차 회의를 열었으나 노 전 총장이 일부 징계위원에 대해 기피신청을 한 상태다. 이 과정에서 영남대는 노 전 총장을 대구지검에 교비 횡령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노석균 전 총장은 “전례가 없는 행위다. 학교법인과 대학의 행위가 정당한 것인지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본격 수시모집 시즌을 앞두고 태권도학과 재학생으로 구성된 태권도 시범단 선배들이 신입생들을 무차별 폭행한 사건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계명대도 우울하기는 마찬가지다. 

계명대는 특별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린 데 이어 체육대학장 등 2명의 보직교수를 해임했다. 철저한 진상규명과 대책 마련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지역의 한 대학 관계자는 “외부적으로 입학전형료 및 입학금 폐지 압박에 재정적으로 힘든 데다 학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내홍까지 겹친 지역 사립대의 이런 단면들이 씁쓸하기만 하다”고 전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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