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경찰 밤샘 대치 '아수라장'

▲ 7일 새벽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잔여 발사대 4기 추가 배치를 앞두고 경찰이 반대 집회 참가자들 해산에 나서자 농성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박용기 기자
정부가 사드 추가 배치를 공식 발표한 6일 저녁과 사드 배치작전이 펼쳐진 7일 새벽, 사드 기지 입구인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은 일촉즉발 팽팽한 긴장이 흘렀다.

경찰은 정부가 7일 사드를 배치하겠다고 발표한 6일 오후 5시 30분 이전부터 소성리로 이동해 도로를 통제했다.

이에 대해 사드배치 반대 성주초전투쟁위, 김천투쟁위, 원불교 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원회 등 전국에서 온 사드배치 반대 단체들은 소성리 마을회관으로 들어가는 길목을 트랙터, 경운기 등으로 막으며 저지선을 구축했다.

오후 9시 50분께 길을 막았던 저지선이 뚫렸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소성리 마을회관에서 매주 계획된 수요 집회를 이어가던 사드배치 단체들은 드디어 올 것이 왔다며 결사투쟁을 외쳤다.

그 사이 도로가 막혀 진입하지 못했던 경찰과 도로를 막고 있었던 사드배치 반대 단체들은 하나둘 소성리 마을회관으로 집결했다.

100여 명이던 집회 참가자는 400여 명으로 늘었고, 전국에서 온 8천여 명의 경찰은 소성리 마을 회관 일대를 뒤덮었다.

김도심 원불교 대구·경북 교구장은 “6일 저녁 5시 30분 사드배치 계획을 발표하고 7일 배치에 들어가는 것이 문재인 정부가 약속한 소통이냐”며“사드배치 반대 주민들은 박근혜 정부에 뺨 맞고 문재인 정부에 뒤통수를 맞았다”고 말했다.

이후 경찰은 집회장소인 소성리 마을회관 앞 도로 앞뒤를 막으며 사드배치 반대 시위 참가자들을 압박해 갔다.

반면 사드배치 반대 단체들은 여성, 성직자들은 도로 중앙에 앉아서, 남성들은 도로 진입로에서 경찰과 맞서며 사드 배치 저지에 나섰다.


특히 일부 시위 참가자는 목에 체인을 감고 이를 풀지 못하도록 자물쇠로 트럭에 몸을 묶기도 했다.

그러던 오후 11시 45분께 소성리 입구에서 소성리 마을회관 방향 좌측 도로와 공터 사이에서 양측의 첫 충돌이 발생했다.

시위장소인 소성리 마을회관 앞 도로를 빙 둘러 포위하려던 경찰은 사드배치 반대 단체의 격렬한 저항에 부딪혔고, 이 과정에서 경사진 공터에 넘어진 경찰과 시위 참가자의 부상자가 속출했다.

나머지 경찰은 도로 중앙에서 도로 위에 있던 여성, 성직자들과 길을 막아 주차한 차들을 끌어냈다.

이 과정에서 또 격렬한 몸싸움이 오갔지만, 경찰과 사드배치 반대 모두 폭력은 최대한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 사드 추가배치 소성리 현장. 경찰의 중대 깃발이 동원된 경찰수를 말해준다. 박용기 기자
경찰은 방패를 이용해 시위단체들을 밀어내는 데 주력했고, 시위단체들도 과격한 행동을 보이는 일부 참가자를 말리며 대열에서 떨어져 나온 경찰을 뒤로 돌아 대열에 합류하게 도왔다.

그렇게 팽팽한 몸싸움이 이어지던 새벽 3시, 경찰은 다시 포위작전을 시도했고, 새벽 3시 20분 시위 중인 소성리 마을 회관 앞 도로를 포위하는 데 성공하면서 300여 명의 시위단체를 도로 밖 마을회관으로 밀어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