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硏 정성윤 위원 전망치…"北의 ‘5가지 맹신’ 좌절시켜야"

북한이 최근 실시한 6차 핵실험 이후 증폭핵분열탄 생산에 치중할 경우 2020년께 최대 46개의 증폭핵분열탄과 최대 88개의 일반 원자탄(핵분열탄)을 보유할 수도 있다는 국내 연구진의 전망치가 나왔다.

정성윤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8일 통일연구원이 ‘북한 6차 핵실험 이후 대북정책 방향’을 주제로 서울 롯데호텔에서 개최한 ‘KINU 평화포럼’ 발제문에서 “이번 실험의 결과 북한이 향후 핵무기 구성을 증폭핵분열탄 중심으로 재편할 가능성도 있다”며 이런 수치를 제시했다.

정 위원은 “만약 북한이 2018년부터 핵무기를 전부 증폭핵분열탄(수소탄)으로 생산한다고 가정한다면, 2020년경 북한은 원자탄(핵분열탄) 최대 88개, 증폭핵분열탄(수소탄) 최대 46개, 도합 최대 134기의 핵무기를 보유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는 북한이 보유 핵물질을 전량 무기화한다는 가정에 근거한 수치로, 실제 북한이 보유할 핵무기 개수는 이보다 낮을 가능성이 크다고 그는 뉴스와의 통화에서 설명했다.

정 위원은 통화에서 북한이 영변 5MW 흑연감속로와 공개 또는 은닉 우라늄 농축시설에서 연간 각각 생산할 수 있는 플루토늄과 고농축우라늄의 양을 추산해 기본 근거로 삼고, 이를 핵무기 제작에 소요되는 양으로 환산해 북한의 미래 핵무기 보유 가능량을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에 증폭핵분열탄 실험을 기술적으로 완성했기 때문에 핵탄두 제조의 기술력은 고도화가 끝났다고 본다”며 “그래서 북한이 아마 내년부터 핵탄두 제조를 본격화하고 대량생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위원은 이날 포럼에서 “제재 운영 메커니즘과 목표를 냉철하게 재설정할 필요가 있다”며 북한의 전략적 셈법에 개입하려면 북한이 자신들의 전략 구상에서 ‘상수’(常數)로 설정하고 있을 5가지 ‘맹신’을 좌절시켜야 한다는 조언도 했다.

북한의 ‘맹신’은 ▲ 시간은 내 편이고 핵 고도화만 완성되면 핵보유국 지위는 인정받을 것 ▲ 미국의 군사적 행동은 제한적이고 군사적 타격은 결코 할 수 없을 것이라는 기대 등이라고 정 위원은 지적했다.

또 ▲ 중국이 우리를 압박하더라도 결코 우리(북한)를 포기하지 못할 것 ▲ 남한이 불필요하나 상황이 악화하면 남한을 통해 극복할 수 있을 것 ▲ 북한 주민들은 어떠한 상황에도 김정은 체제를 결사옹위할 것 등도 맹신으로 꼽았다.

이기동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북한체제연구실장은 이날 발제문에서 북한의 해외 노동자 송출 중단이나 대북 중유공급 중단 모두 중국·러시아의 반대가 불가피하다며 “북중 밀무역에 대한 국제적 감시 체계를 만드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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