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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모 서울취재본부장

이 나라 최대 이슈는 북한 핵무기다. 이슈가 이슈인 것은 북핵의 파장이 너무나 심대하기 때문이다. 미국이 한·미 동맹을 깨고, 미국의 방어선을 한국에서 일본으로 후퇴시킬지 모른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9월 3일 북한의 제6차 핵실험은 지난해 9월 9일 제5차 핵실험을 하고 꼭 1년 만이다. 이번 핵실험은 이전 5차례 핵실험 보다 기술적인 발전을 이룬 것으로 보인다. 북한 스스로 핵실험 직후 “대륙간탄도로켓 장착용 수소탄 시험 성공”이라고 발표했다. 리히터 규모 5.7 지진을 기준으로 해 국방부는 폭발력을 약 50kt 수준으로 예측했다. 일본에 투하된 핵폭탄보다 3배가량 높은 위력이다. 일부에서는 규모를 6.0 이상 6.3까지도 보고 있는데, 300kt에 달하는 가공할 위력이다.

사실 북한이 가진 핵무기 위력의 정확한 평가는 불가하다. 완전한 수소탄으로 보기에는 위력이 부족하다는 논란이다. 북한이 폭발력을 낮추거나 과장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제 핵무기를 실어 나를 수 있는 미사일에 탑재 가능하도록 소형화 경량화가 관건이다. 미국 본토까지 날아가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탑재할 수 있는 50kt 위력을 지닌 폭발체를 가지게 되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추가 핵실험을 통해 동북아시아와 북·미간은 게임판을 완전히 엎어버리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되려고 한다. ‘게임 체인저’가 된다는 것은 무얼 말하는가. 아무도 얘기하지 않고 있지만, 국민에게 솔직히 털어놔야 한다. 남한 주도의 통일은 물 건너갔다는 얘기이다. 영구 분단이든지 북한주도로 통일일 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정부 이후 미국이 군사 행동보다 여전히 외교적 언사(言辭)로서만 압박을 하고 있는 것은 북한이 이미 핵무기 실전 능력을 갖췄다고 판단해서인지도 모른다.

1990년대부터 시작된 북한의 핵무기를 카드로 한 외교는 이제 벼랑 끝에 온 느낌이다. 국제사회보다는 미국 우선주의 정치를 하고 있는 트럼프가 어떠한 예측 불가능한 선택을 할지는 알 수 없다. 북한이 6차 핵실험까지 했으니 세계 경찰국가인 미국이 아무 일도 없었던 듯이 그냥 있기에는 자존심 상한다. 그래도 전쟁 가능성은 숫자로 말하면 10% 이내다.

멀지 않아 북미는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이 크다. 핵보유국 지위에 올라설 수 있는 최대한의 핵 무력을 완성시켜 놓은 다음 대미 협상 제의 등 유화책을 들고나올 수도 있다. 지금도 북미 간에 반관(半官)반민(半民) 차원의 협상이 오가고 있다고 알려진다.

북핵에 대한 해법이 뚜렷하지 않은 데다 저마다 중구난방이다. 가장 해법을 책임 있게 내놓아야 하는 문재인 대통령도 원론적 수준에 그치고 있다. 역대 남한 정부의 대북정책은 남북관계 게임적 측면에서만 본다면 실패다. 북한 핵무기 개발을 막지 못했기에.

그럼 우리 정부는 어떻게 할지 전문가에게 물어봤다. “관성적 사고에서 벗어나 고민해야 한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 연구소 교수의 짧은 말에 대북 정책이 함축돼 있다.

이철우 국회 정보위 위원장은 “대북 억지를 위해 한·미 동맹을 공고히 하고, 전술핵을 재반입해야 한다”고 말한다. 전쟁을 막기 위해 ‘공포의 균형’을 이룬다는 것이다.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야당 일각의 이 같은 주장도 대(對)중국 외교의 지렛대로 삼기 위해 필요한 목소리다.

경남대 경희대 정치외교학 교수를 지낸 김순규 전 경남신문 회장은 “북한 문제를 푸는 두 개의 패러다임, 즉 압박과 제재, 그리고 대화와 협상이 모두 필요하다”고 말한다.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의 순환적 구조를 잘 이용하는 큰 틀의 전략적 그림을 그리는 외교전략이 시급히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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