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물 고정·내진보강공사 완료···지진 계측기도 설치

국보 제 29호인 성덕대왕신종 종각도 지진피해 예방을 위해 내진보강공사를 완료했다.
“지진의 불안감을 잊기보다 오래 기억하며, 준비와 노력을 통해 그것을 떨쳐버려야 한다”

국립경주박물관은 1년 전 발생한 9.12지진 이 후 전국 박물관에서 최초로 지진계측기를 도입하는 등 관람객의 안전과 문화재 보호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11일 국립경주박물관에 따르면 사상최대 규모의 9.12지진으로 신라역사관 외부 유리창 4매가 파손되고, 외벽 타일 일부가 떨어져 나갔으며 일부 전시품이 제자리를 벗어났다.

하지만 규모 5.8의 강진에도 다행히 수많은 전시품 중 부서지거나 깨진 것은 없었다.

이처럼 피해가 적은 것은 9.12지진이 일어나기 약 2개월 전인 지난해 7월5일 울산 앞바다에서 규모 5.0의 지진이 발생했을 때 박물관측에서 미리 준비를 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국립경주박물관은 박물관 건물에서도 진동을 느낄 수 있는 울산지진 발생 후 혹여 또다시 이런 지진이 올 수 있다는 판단으로 전체 전시관을 대상으로 점검을 실시했다.

금관, 금동불 등은 낚시줄로 고정하고 토기는 안에 모래를 넣는 등 주요 전시품을 대상으로 안전 조치를 실시했다.

또한 계속되는 여진을 고려해 정밀 안전점검 실시를 위해 박물관 문을 닫은 후 약 1개월에 걸쳐 7천여 점의 전시품을 고정하고 진열장, 받침대 등 전시설비에 안전조치를 취했다.

아울러 국립중앙박물관으로부터 면진대를 제공받아 중요 문화재에 설치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건물과 시설 전반에 대한 정밀안전진단 및 내진성능시험을 실시했으며, 국보 제29호인 성덕대왕신종 종각에 대한 내진보강공사도 마쳤다.

특히 국립경주박물관은 지난달 29일 전국 박물관 어디에서도 불 수 없었던 지진계측기를 새로 들여왔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는 지진발생을 기상청 발표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지만 이제부터는 박물관에서 바로 인지하고 대응할 수 있게 됐다.
국립경주박물관은 9.12지진 이후 전시품 보호를 위해 안전조치를 실시했다.
국립경주박물관은 또 지진규모에 따라 각각의 상황에 어떻게 대응하고 복구할 것인지를 수록한 ‘지진대응지침’도 마련해 직원들이 실제 상황에서 혼선이 발생하지 않도록 했다.

이러한 지진으로부터 문화재를 안전하게 전시하는 기법을 소개하는 ‘국립경주박물관 지진대응지침’은 국내 모든 박물관이 공유하면서 박물관 관계자들로부터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국립경주박물관 유병하 관장은 “9.12지진으로 더 이상 우리나라가 지진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것은 분명해 졌다”며 “여전히 경주를 찾는 발길은 예전의 모습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지만 천 년 이상의 세월을 견뎌낸 전시품 보호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기환 기자
황기환 기자 hgeeh@kyongbuk.com

동남부권 본부장, 경주 담당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