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부터 향리(鄕里), 오한(奧閑), 취락(聚落) 등 20여점 전시

고 김종휘 화백
‘유화로 동양화 터치·운필의 묘 구사해 고향 풍경 그리다.’

과거를 모티브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 비로소 만나게 되는 잠재된 ‘풍경’을 그리는 작가, 아름다운 옛 향리(鄕里)를 되새기며 오늘의 눈에 비치는 자연의 진실을 형상화한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전시가 경주솔거미술관에서 열린다.

(재)문화엑스포는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2017 개최기념 ‘김종휘 眞;풍경’전을 12일부터 11월 12일까지 경주솔거미술관 내 제1, 2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

경북도와 경주시가 주최하고 (재)문화엑스포와 (사)한국미술협회 경주지부가 주관하는 이번 전시에서는 우리나라 최초의 예술학교인 경주예술학교의 마지막 학생으로 홍익대 교수를 역임한 서양화가 고(故) 김종휘 화백의 작품 20여 점을 선보인다.

고 김종휘 화백은 1928년 경북 경주에서 태어나 유년시절 부친의 사업으로 인해 북으로 이주하게 된다. 함경남도 신흥군 원평면 풍서리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그는 산에 올라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함경도의 험준한 산세를 좋아했다.

작가의 작품 제목 대부분이 ‘향리(鄕里)’라는 제목을 갖고 있는 것은 자신의 고향 마을에 대한 마음 깊은 애정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가 다루고 있는 소재는 거의 풍경인데 일반적인 풍경화와는 다른 독특한 화풍을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광수 미술평론가는 “김종휘 화백은 유화라고 하는 서양적인 재료를 구사하고 있지만 시점이나 터치, 운필의 묘는 동양적인 산수화의 기법과 일치하고 있다. 유화가 갖는 진득진득한 재료성 보다는 유화의 물질성을 말갛게 걸러낸 담백한 표현의 질만이 남아있다”고 평했다.

이경성 전 국립현대미술관장은 “화가 김종휘의 작품세계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토속적인 화풍이다. 그는 분명히 유화가이고 그 양식은 대상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구상작가 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화가에게는 없는 독특한 체질이 있다. 그 체질은 서양화의 수법과 동양화의 수법을 종합한 것과 같은 느낌도 들고 때로는 우리나라의 흙에서 느껴지는 토속적인 감각이 표출된다”고 평하기도 했다.

향리 1978 캔버스에 유채
한국미술협회 경주지부 산하 경주미술사 연구회는 경주미술의 뿌리와 맥을 찾기 위해 지난 3년간 경주예술학교의 흔적을 따라왔다. 그 결과 2015년 ‘경주미술의 뿌리와 맥7인’ 전, 2016년 경주예술학교 1회 졸업생이며 유일한 생존작가인 ‘조희수 회고전’을 경주솔거미술관에서 개최했다.

박선영 경주미술사 연구회 회장은 “경주예술학교에 대한 자료를 발굴하고 연구를 꾸준히 해오던 과정에서 지난 5월 경주예술학교 마지막 학생인 고 김종휘 화백 유족과의 만남을 성사시켰다”며 “김 화백의 유족들은 1950년대 주요작품들을 소장하고 있었고 국립현대미술관, 홍익대박물관 소장품 등과 함께 20여점의 작품을 이번 김종휘 회고전을 통해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와 연계해 경주솔거미술관 제3기획전시실에서는 경주예술학교 아카이브전이 열린다. 경주솔거미술관 개관전 이후 꾸준히 경주미술사를 구축하는 작업을 통해 경주미술사 연구의 유용한 자료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종휘 眞;풍경’ 전의 개막 워크숍 및 리셉션은 김종휘 화백의 유족 및 지역예술인, 시민들을 초청한 가운데 오는 23일 오후 3시 경주솔거미술관에서 진행된다.


오한 奧閑 Ⅱ 1973 캔버스에 유채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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