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승이 산의 깊은 곳으로 몸을 숨기듯
새들도 공중의 안과 밖을 알아서
날개가 무거워지면 허공의 깊은 안쪽을 찾아들어가
오래 머물 줄 안다

지도를 그리는 것은 오직 사람의 일이나
안과 밖은 종이에 그려지지가 않아서
그대 마음속에 찾아가는 길을 찾을 수가 없다




감상) 내가 그를 생각할 때 나는 그의 지도 안, 마음 깊숙한 곳에 있을 때다. 어느 날 이유도 모를 평화가 찾아와 슬프지 않은 노을을 맞는 날 나는 그의 지도 안 어딘가에 속해 있을 때다. 예의를 다해 내가 좋자고 하는 일이야, 하는 말은 사실이다. 그가 평화로우면 나도 그럴 것이므로…(시인 최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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