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불황·가계 절약 등 원인

포항농협 하나로마트는 13일까지 추석 선물세트 사전예약을 받는다. 하경미 기자 jingmei@kyongbuk.com
포항지역 유통업체의 올 추석 선물세트 사전 예약 판매가 신통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역 경기가 여전히 좋지 않은 데다 자녀의 개학 및 개강으로 가계 지출이 많아져 소비를 줄이는 분위기 탓이다.

12일 포항의 유통업체에 따르면 부정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과 소비 침체 영향 등으로 올 추석 선물세트의 90%가량을 가격 대비 성능을 이르는 ‘가성비’ 뛰어난 5만원 이하 실속형으로 구성해 고객의 구매욕 자극에 나섰다.

하지만 지역 유통업체 대부분은 사전 예약 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예상과 달리 저조한 매출로 울상을 짓고 있다.

지난달 14일부터 29일간 이마트 포항 이동점과 포항점의 추석 선물세트 사전 예약 판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와 44.9% 각각 역신장했다.

탑마트 포항 우현점은 지난달 16일부터 25일간 지난해와 비교해 30% 역신장했으며, 포항농협 하나로마트도 지난달 15일부터 12일까지 13% 감소했다.

이에 탑마트는 사전 예약 마감 기간보다 8일 더 늘린 17일까지 고객 모집에 들어갔다.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한 이유는 지역 경기가 회복되지 못하다 보니 사전 예약 주 고객층인 중·소규모 기업에서 선물을 줄이거나 없앴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금은 시기적으로 여름 휴가가 끝난 직후에다 자녀의 개학 및 개강으로 등록금 등 지출이 많아 최대한 다른 부문에 대해 소비를 줄이려는 경향이 큰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유통업체가 몇 년 전부터 사전 예약을 시작했지만, 기업을 제외한 일반 고객은 아직도 추석 3~5일 전에 선물 세트를 구매하는 일이 많은 것도 한몫했다.

정진국 포항농협 하나로마트 장장은 “‘이번 추석 선물은 하지 않고 설날에 하겠다’라는 등 선물을 줄이거나 하지 않는 기존 고객이 적지 않다”라면서 “우리 점포는 추석 전 15일부터 매출이 상승해 본 판매에 기대를 걸고 있다”라고 전했다.

반면 일부 유통업체는 매출이 증가해 대조를 보였다.

롯데백화점 포항점의 지난달 8일부터 34일간 선물세트 사전 예약 판매 매출은 가공생필품(20%)을 비롯해 건강(15%) 등에서 상승해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5% 신장했다.

지난달 15일부터 29일간 하나로마트 포항점 역시 지난해 워낙 매출이 좋지 않은 데 따른 기저효과와 함께 직원의 노력 덕분에 전년 대비 50% 급증했다.

오충균 롯데 포항점 홍보실장은 “지난해 추석보다 선물상담팀을 일주일 정도 일찍 운영했을 뿐 아니라 3만원 이하 제품을 중심으로 중·소규모 기업에 미리 홍보해 발 빠르게 대응한 덕분”이라면서 “지난 11일부터 시작된 본 판매가 더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