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원료탄 가격 급등"·조선업계, "선가 하락 등 타격"···수요창출 위해 협력·공조 필요

지난 수년간 수주절벽으로 인해 침체됐던 조선업계와 철강업계가 올들어 선박 수주호조로 기지개를 펴고 있는 가운데 후판가격을 두고 양 업계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조선업은 후판 최대 수요산업이어서 그동안 양 업계는 상생발전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지난 2014년이후 수년간 선박 수주절벽으로 인해 조선업계는 정부주도의 강력한 구조조정을 추진중에 있으며, 그 여파로 철강업계 역시 자체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특히 동국제강의 경우 지난 2015년 포항제강소 후판공장을 가동중지시켰으며, 포스코 역시 고부가 제품 생산 등의 방법으로 생산량을 감소시켜 공급과잉 폭을 줄여왔다.

이로 인해 이 기간중 철강 빅3의 후판 생산량 감소는 물론 가격 동결 등으로 적자의 폭이 커진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철강업계가 최근 수년간 철광석과 원료탄 가격이 오르지 않아 그나마 견뎠지만 지난해부터 오르기 시작한 철광석 및 원료탄 가격이 올들어 급등세를 보이면서 지난해 하반기 이후 반짝 실적호전이 올 2분기 다시 떨어졌다.

이런 가운데 수년간 적자였던 후판부문에서의 부담도 더 이상 지고 가기 힘들게 됐다.

따라서 철강업계는 올들어 철강가격 인상에 들어갔고, 지난 8월 이후 그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후판 역시 유통향 기준 지난 7월부터 가격을 인상한 데 이어 9월 들어 추가 인상시기를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조선업계와의 후판가격 협상은 여전히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조선업계 역시 상황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2014년 이후 수주절벽으로 생존위기에 내몰린 조선업계는 조선 빅3만 겨우 생명을 부지하고 있지만 구조조정은 하직도 진행중이다.

올들어 초대형원유운반선을 중심으로 수주물량이 급증하고 있기는 하지만 수주가격이 거의 대부분 최저가격 수준이어서 지금처럼 후판가격이 오를 경우 채산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이처럼 후판가격 인상이 불가피해 지자 조선사 모임인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철강업계에 후판가격 인하를 요청했다.

협회는 ‘조선-철강, 상생협력을 통한 동반 재도약 필요’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선가 하락으로 인한 채산성 악화에 후판 가격 상승까지 겹쳐 국내 조선사들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원자재 가격 상승 압력·공급과잉 해소 지연·발주량 급감 등으로 한국의 주력산업인 조선·철강 모두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만큼 상생의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또 4차 산업혁명의 변화에 대응하고 미래 유망 선종 관련 철강소재 개발 및 수요 창출을 위해서는 두 산업계가 서로 협력하고 공조해야 한다며 철강업계의 적극적인 협조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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