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5일까지 상주박물관에서

상주박물관(관장 전옥연)과 국립 민속박물관(관장 천진기)은 지난 18일부터 12월 25일까지 상주박물관에서 ‘섬김과 나눔의 큰집 종가’란 주제의 공동 기획전을 개최한다.

상주에 있는 종가(宗家)를 주제로 한 이 전시에는 이웃과 더불어 살아온 종가의 모습을 보여주는 ‘임란일기(보물 제1003호)’와 ‘월간 창석 형제 급난도(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217호)’, ‘효곡재사 현판’, ‘백비탕 그릇’, ‘도남서원 사적’ 등 총 120여 점의 자료를 선보인다.

상주에는 총 16개의 종가가 자리 잡고 있는데 이들 모두 학덕(學德)을 기반으로 오랜 시간 가통(家統)을 이어왔다.

따라서 이번 전시는 ‘섬김’의 마음으로 종가를 지키며 가문을 넘어 지역사회에 ‘나눔’을 실천해 온 상주 종가들의 참모습을 통해 현재를 돌아보고 종가의 가치를 재발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획전은 총 3부로 나눠 개최되는데 먼저 제1부 ‘학문으로 뿌리내리다’에서는 유학을 바탕으로 학문에 정진해 상주 학맥(學脈)으로 뿌리내린 종가의 이야기를 다룬다.

문묘(文廟) 공자를 모신 사당 배향 행사를 그린 유일한 기록화인 성정계첩(聖庭契帖)을 비롯해 서애(西厓) 류성룡(柳成龍), 1542~1607의 학맥을 잇는 삼선생수적주절주해(三先生手蹟朱節註解), 풍산류씨 우천 종가의 학문적 전통을 엿볼 수 있는 서애 류성룡의 경상(經床) 등이 소개된다.

특히 영호남의 소통을 이끈 학자 우복(愚伏) 정경세(鄭經世), 1563~1633 종가의 대산루(對山樓) ‘공(工)’자 벽은 학문에 대한 종가의 열정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제2부 ‘마음으로 섬기다’에서는 효제(孝悌)를 가훈으로 삼아 부모님께 효도하고 형제간의 우애를 나누며 자손 대대로 제사를 받든 종가의 이야기를 다룬다.

여산송씨 우곡(愚谷) 송량(宋亮), 1534~1618을 모신 효곡재사(孝谷齋舍) 현판(懸板)을 통해 지극한 효성으로 마을 이름이 바뀐 사례를 알 수 있고 ‘이동식 감실’은 6·25전쟁과 같은 위급한 상황에서도 조상 섬김의 정신을 실천했음을 보여준다.

아울러 임진왜란 당시 왜적에게 쫓기는 상황에서도 아픈 동생을 업고 백화산을 넘어 살아난 형제의 이야기를 그린 ‘월간 창석 형제 급난도(月澗蒼石兄弟急難圖,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217호)’는 형제간의 돈독한 우애를 다시 되돌아보게 한다.

3부 ‘나눔으로 실천하다’에서는 집 안팎으로 덕을 베풀어 나눔을 실천한 종가의 이야기를 담았다.

안반(案盤)과 백비탕(白沸湯) 그릇에 얽힌 유물 이야기를 통해 종가 사람들의 배려심을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여러 종가가 함께 세운 최초의 사설 의료기관인 존애원(存愛院), 교육기관인 도남서원(道南書院)의 자료들을 통해 그들의 나눔과 실천의 정신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임진왜란 당시 상주의 상황을 상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임란일기(壬亂日記, 보물 제1003호)는 종가의 사회적 역할을 짐작하게 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전옥연 상주박물관장은 “전시물은 물론 여러 종가들의 종손과 종부의 인터뷰 등 다채로운 영상과 함께 사랑채와 사당도 재현했다”며 “대대로 종가를 지켜온 사람들과 그들이 가지고 있는 정신적 가치를 만나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대 기자
김성대 기자 sdkim@kyongbuk.com

상주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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