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등 8월 가격 고공행진···9월 생산량 증가로 안정세
다음주 성수기 시작···25~26일 제수용품 중심 상승 예상

19일 찾은 포항 죽도시장에서 한 여성이 채소를 구매하고 있다. 하경미 기자 jingmei@kyongbuk.com
지난달 무더위 등 날씨의 영향으로 채솟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간 것과 달리, 9월 들어 서서히 안정을 되찾아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다.

△지난 8월 무더위 등으로 채소가격 크게 올라

1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8월 생산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 잠정치는 102.2(2010=100)로 전월보다 0.3%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3.2% 올랐다.

생산자물가는 국내 생산자가 시장에 상품과 서비스를 공급할 때 매긴 값으로 소비자 물가의 선행 지표다.

생산자물가는 지난 7월(0.1%) 오른 데 이어 2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더욱이 지난달 무더위와 장마·가뭄이라는 삼중고를 겪으면서 생산량이 대폭 줄어들어 농산물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농림수산품은 전월과 비교해 4.5% 올랐으며 이 중 농산물은 14.2%의 큰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0년 9월(18.8%) 이후 6년 11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었다.

구체적으로 보면 피망이 전월과 비교해 190.9% 올랐으며, 토마토(102.1%)·배추(55.3%) 등이 급증했다.

또한 지난해 대비 4.3% 껑충 뛰었다.

지난달 31일 기준 이마트 포항 이동점의 배추(1포기) 판매가는 5천980원으로 지난해보다 2배 넘게 올랐다.

무(1개)는 지난해에 비해 3배 상승했으며, 풋고추(200g) 1봉은 2배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파프리카(1개)는 2천380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2배 넘게 올랐으며, 애호박(1개)도 2배 상승했다.

한은 관계자는 “농산물 가격이 오른 요인은 기후 탓”이라며 “지난달에는 불볕더위가 심한 데다 비가 많이 내려 출하량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달 농산물 가격 안정세로 접어들어

이런 가운데 9월 들어 기상이 호전되면서 채소를 비롯한 농산물 생산량이 증가했지만, 추석을 앞두고 소비량이 줄어들면서 가격도 안정세로 돌아섰다.

19일 포항농협 채소공판장의 최상품 상추(2㎏) 경매낙찰가(경락가)는 8천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배 넘게 내렸다.

무(1개)와 풋고추(㎏)는 지난해에 비해 25%와 28.6% 각각 내린 1천500원과 5천원으로 조사됐다.

애호박(㎏)과 가시오이(㎏)·밤고구마(㎏)는 1천원·1천400원·1천300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3배·30%·35% 하락했다.

시금치(500g)와 부추(700g)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43.3%와 34.8% 내린 1천700원과 1천500원으로 나타났다.

반면 양파(㎏)와 감자(㎏)는 1천250원과 1천900원으로 지난해 대비 47%와 41.1% 올랐다.

올해 양파와 감자는 자체적으로 생산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음 주 본격적인 명절 대목에 접어들면서 제수용품 중심으로 채솟값이 조금 오를 가능성도 적지 않다.

손진식 포항농협 채소공판장장은 “지난해에는 추석이 이른 것은 물론 비까지 쏟아져 채소 가격이 전체적으로 비쌌다”라면서도 “올해는 기상 여건이 좋아 생산량이 증가해 지난해처럼 큰 폭으로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과일값도 하락했다.

추석이 지난해보다 늦어져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진 것이 한몫했다.

포항농협 농산물공판장의 특상품 홍로 사과(10㎏·25과)의 경락가는 4만원으로 전년 대비 27.3% 내렸다.

서촌 단감(10㎏·55과)과 신고 배(7.5㎏·10과)는 2배 이상과 32% 하락한 3만원과 1만7천원으로 확인됐다.

거봉 포도(5㎏)와 하우스 감귤(5㎏·45과)은 2만원과 2만7천원으로 전년과 비슷했다.

그러나 중·하품 과일은 가격이 계속 내려가지만, 제수용품으로 사용되는 특상품의 경우 다음 주까지 오를 전망이다.

김주화 포항농협 농산물공판장 과장은 “특히 오는 25·26일이 되면 성수기라 특상품 위주로 오를 것”이라며 “보관 방법만 잘 터득하면 지금 과일을 구매해 저장해두는 것이 알뜰하게 장을 보는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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