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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법 폐지보다는 깊은 반성부터 선행돼야

안상섭 경북교육연구소 이사장 등록일 2017년09월20일 17시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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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상섭 경북교육연구소 이사장

최근에 인천 초등생 살해사건이 이어 부산, 강릉, 아산, 서울 등지에서 청소년들의 잔혹한 집단 폭행사건이 계속해서 일어났습니다. 법으로는 청소년이라는 이유로 제대로 된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나오자 소년법 폐지 개정과 폐지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목소리가 사회 전반에 걸쳐 더욱 거세지고 있습니다.

잔혹한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들에 대한 처벌보다는 범죄를 예방하고 청소년들에게 더욱 안전한 성장환경을 제공하기 위하여 소년법 개정안을 발의한 국회의원도 있지만, 소년법을 폐지한다는 것은 더는 우리 사회가 청소년 보호에 관심을 두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것과 같다는 이유를 내세우며 법 폐지에 부정적인 전문가들도 있습니다.

현행 소년법, 형법에 따라 미성년 범죄자는 ‘범죄소년(만14~만19세 미만), 촉법소년(만10~만14세 미만), 범법소년(만10세 미만)’ 등 세 가지로 나뉘는데, 형법 제9조는 만 14세 이하는 형사처벌을 받지 않도록 하고 있으며, 소년법에는 법령 저촉을 한 만10~만14세 미만인 소년은 보호처분, 만 10세 미만의 범법소년은 형사처벌과 보호처분 모두가 자유롭습니다.

경찰청이 공개한 전체 학교폭력 검거자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2년 2만3천877명에서 지난해 1만2천805명으로 5년 새 46% 감소했지만, 학교 밖 청소년은 같은 기간 2천55명에서 5천125명으로 2.5배 증가하여 전체 학교폭력에서 학교 밖 청소년 비중도 지난해 40%를 넘었습니다. 또, 10세 이상 14세 미만 촉범소년도 2010년 445명, 2011년 360명, 2012년 856명, 2013년 471명으로 해마다 수백 명 규모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형사미성년자의 강력범죄가 이처럼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처벌 나이를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는 가운데 청소년들의 행복한 교육을 주창하고 있는 교육자의 한 사람으로서 다음과 같은 점을 깊이 반성해 봅니다.

첫째, 자식의 행동은 부모의 책임입니다. 그러나 부모도 아이들 얼굴 보기도 힘들며 모두 바쁘고 가족과 가정의 역할도 예전 갖지 않습니다. 어른들이 만든 제도와 환경 때문에 생긴 아이들의 일탈적 행동을 사회적 관심으로 해결하려 하지 않고 아이들 탓으로 돌리고 처벌하라고 합니다. 청소년을 엄벌해서 소년범죄가 줄었다는 과학적인 통계도 없는데 얼마나 처벌해야 할까요? 그 아이들이 죗값을 치르고 나오면 착하게 살 수 있는 사회시스템은 갖추고 있는지? 생각해 봅니다.

둘째, 아이들의 실질적인 인성교육을 할 수 없는 학교문화와 시스템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를 생각해 봅니다. 요즈음 아이들은 예전의 부모님들 때와는 달리 너무 여유가 없이 오로지 지나친 학습경쟁에 내몰리고 있고, 부모님 또한 무한경쟁에 파묻혀 아이들을 오직 “공부”, “공부”만 외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봅니다. 올바른 인성교육을 통해 학교현장에서 아이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고, 서로 존중할 수 있는 교육을 할 수 있길 기대합니다.

셋째, 최근의 사건과 같이 아이들이 아주 큰 잘못을 했을 때, 엄중히 처벌한다고는 하지만, 소년원이나 사회 교정시설의 교육프로그램이 과연 아이들이 정말 잘 반성하여 제대로 사회에서 잘 적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인지, 아니면 아이들을 오히려 범죄자로 낙인을 찍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이러한 사회 교정수단들이 전혀 작동하지 않거나 효력이 없는 상황에서 사회지도층과 교육전문가들은 면피를 위한 탁상공론을 반복하며 시간과 돈을 낭비하고 있지 않은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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